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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마저 입조심...더민주당이 달라졌다


입력 2016.07.28 12:04 수정 2016.07.28 12:10        이슬기 기자

'당 대포' 정청래도 "외연확대"

지도부 사드당론 유보

"수권해야" 분란없이 잠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드 당론을 못 정한다고 해서 당을 흔들어 놓고 평지풍파를 일으키면, 잃는 것도 있다."
"대선후보는 외연확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 대표는 집단속을 잘 해야 한다. 대선을 위해 두 사람 간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인사의 발언이 아니다. 일명 '당 대포'로 불리며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청래 전 의원의 27일 언론 인터뷰 발언이다. 문재인 전 대표 당시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야성’, ‘지지층 결집’을 강조하던 정 전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외연확대를 우선순위로 언급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민주가 달라지고 있다. 후보군 간 차별성이 모호한 탓도 있지만, 전당대회를 한 달 여 앞두고도 일전과 같은 내홍이나 그룹 간 갈등이 없어 '심심한 전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심지어 야당의 정체성 문제와 직결되는 사드 당론 채택 보류에 대해서도 개별 의원 차원의 반발을 제외하면 고요하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당내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에 반기를 들거나, 최근 당 대표 후보들이 친문(친 문재인)계 표심 얻기의 일환으로 앞 다퉈 '사드 배치 반대론'을 내걸긴 했지만, 크게 이슈가 되진 못하는 모습이다. 이마저도 전대 이후엔 선거 전보다 '톤다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물론, 86그룹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원내대표까지 입단속에 나섰다. 사드 배치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식의 강경한 태도로는 폭넓은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을 수 없다는 이유다. 공통분모는 '수권 정당'이다. 김 대표는 "수권을 하겠다는 정당이 국민의당이나 정의당과 똑같이 말해서야 되겠느냐"고 질타했고, 우 원내대표도 "수권정당으로 가기위한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문 전 대표가 SNS를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긴 했지만, ‘반대’가 아닌 ‘재검토’ 수준에 머물렀다. 문 전 대표의 전략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철희 의원도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전 대표가 ‘반대’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내년에 집권을 하겠다는 정당으로서 어떤 스탠스가 맞겠는지에 대해 (문 전 대표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온도 조절에 적극 나섰다.

실제 민평련 소속 한 의원은 "사드는 저렇게 대응하면 안 된다"면서도 "김종인 대표가 자기 맘대로 하는 게 정말 맘에 안 들긴 하지만 당장 전대도 있고 대선도 있으니 다들 참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파로 불리는 4선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진짜 정권교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라며 "반대하면 시원하긴 하겠지만 진영싸움에 빠지면 끝이다. 그런 면에서 우상호가 잘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당 안팎에서 전대 출마 요구를 수차례 받았으나 고사한 중진 의원은 최근 전대가 흥행부진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뜸 "지금이 그럴 때인가. 당 대표 경선을 화려하게 해서 뭐하느냐"며 일침을 가했다고 한다. 보좌진에 따르면, 이 중진 의원은 "중요한 건 대선 경선 아닌가. 이번엔 정말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이른바 비주류 일각에서 '친문계가 전대를 점령하게 놔두면 안 된다. 비주류끼리 뭉치자'는 식의 주장이 나오는 것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어 "정당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그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일단 그 목적이 중요하다"며 "당이 과거와는 분명히 좀 달라졌다. 이번엔 정말 수권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해야만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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