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ING생명 매각 본입찰...'안 파나, 못 파나?'
지난달 말 이은 12일 본입찰, 16일 이후로 또다시 연기
물밑 협상·새 후보군 물색 등 추측만 무성...'난항 전망'
새 주인찾기에 나선 ING생명의 본입찰이 잇따라 연기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높은 인수가액 등의 영향으로 이번 매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거나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ING생명 본입찰이 오는 16일 이후로 또 한 차례 연기됐다. 이미 지난 7월 말 인수후보들의 요청으로 보름 가량 연기된 바 있는 본입찰 절차가 또다시 미뤄지면서 매각 발표 초반의 '흥행 열기'가 식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매각에는 3~4조 원에 이르는 높은 인수가액이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힌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대부분이 중화권 업체라는 이유로 최근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의 영향이 미치는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ING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한 홍콩계 사모펀드 JD캐피탈은 3조7000억원, 중국 국영보험사인 타이핑생명(태평생명)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2조2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인수 후보군인 중국 푸싱그룹은 현재까지 ING생명 인수와 관련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JD캐피탈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매각사가 사실상 태평생명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입찰가에 매각사의 셈법이 복잡해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 잇따라 연기된 ING생명 본입찰은 이른바 '시간 벌기'를 통한 매각사 물밑 협상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또 한편으로는 매각사가 기존 인수후보 외에 '새 후보군 물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당초 '예비입찰에 불참할 경우 실사를 포함한 본입찰 참여가 불가능하다'던 매각사 측이 '조건만 맞다면 언제든 협상이 가능하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과도 일치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생보사 분위기가 IFRS4 2단계에 따른 자본금 확충이나 저금리 부담 등으로 그리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본입찰이 미뤄지는 것 자체가 내부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각사가 지금과 같이 눈높이를 고수한 상태로 매각이 원활히 성사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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