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재건? 무리뉴, 베스트11부터 짜라
맨시티전 수비 불안 노출로 1-2패
베스트11 확립 시급...조직력 끌어올려야
조세 무리뉴(53)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시즌 첫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맨유는 10일(한국시각) 영국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4라운드 맨체스터 더비에서 1-2로 패했다. 세기의 관심이 집중된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이자 무리뉴-과르디올라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맨유는 안방에서 통한의 석패를 당했다.
용병술, 지략, 전술 등 축구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던 90분 승부였다. 쉴 틈 없는 공방 양상에서 승부를 가른 것은 한 끗 차이였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은 그 한 끗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지난 3라운드 이후 2주간 있었던 A매치 피로도를 의식해 라인업에 변화를 준 무리뉴 감독은 줄곧 교체로만 모습을 보였던 신입생 미키타리안과 린가드를 선발로 내세우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반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구에로(징계)를 제외하면 그동안 꾸준히 기용해왔던 베스트11을 그대로 가동했다.
머리를 굴리며 무리뉴 감독이 시도한 깜짝 선발 강수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미키타리안은 이날 기대했던 드리블 돌파나 날카로운 패스는커녕 턴오버(소유권 상실)와 몸싸움 패배 등을 연발하며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했고, 린가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무리뉴 감독은 이들을 빼고 래쉬포드, 에레라를 투입해 전술 변화를 꾀했다. 이후 맨유는 압박이나 공격 전개 면에서 전반에 비해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막판까지 맨시티를 몰아붙였다. 결과적으로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일부 만회하는 용병술 및 지략을 펼쳐 보이며 향후를 기대케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무리뉴의 맨유는 맨시티에 비해 팀 전술에 완벽히 녹아들어 안정된 경기를 펼칠만한 ‘확고한’ 베스트 11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수비진은 지난달 부상에서 회복해 아직까지 폼을 끌어올리지 못한 스몰링 대신 블린트와 바일리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전까진 안정된 호흡을 보였던 이들은 조직적이고 정밀한 맨시티 공격진 움직임에 허둥대며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 핵 스몰링이 컨디션을 하루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중원은 비교적 포그바와 펠라이니가 주전으로 꾸준히 나서는 반면, 2선 공격진은 고민이 많다. 사실상 무리뉴 감독이 떠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다.
마타, 마샬, 린가드, 미키타리안, 에레라 등 여러 선수들과 여러 조합을 시도해왔지만 아직까지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했다. 미키타리안은 프리미어리그 적응은 물론 컨디션도 온전하지 않은 상태고, 지난 시즌 맨유 공격을 먹여살렸던 마샬도 무리뉴 체제하에서는 아직까지 겉도는 인상이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문제라면 역시 루니다. 맨유의 완전한 ‘계륵’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무리뉴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꾸준히 루니를 무한 신뢰하며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활동량도 예전에 비하면 턱없이 떨어진 편이고, 패스, 슈팅 등의 마무리의 정교함은 물론 몸동작도 굼떠 상대에게 무기력하게 볼을 내주기 일쑤다. 그나마 간간이 득점과 도움 등을 올리며 경기 내 부족한 기여를 메우고 있지만 한계가 자명하다. 큰 변화가 없는 한 시즌 내내 루니의 경기력은 도마에 오를 것이다.
결국, 2선 공격진이 안정되지 못하면서 그 아래에 위치한 포그바 역시 나비효과로 아직까지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월드레코드’라는 휘황찬란한 타이틀과 함께 시선을 집중 받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임팩트는 아직이다.
맨유가 오랜 암흑을 깨고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팀의 안정화, 더 구체적으로는 베스트11 확립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확실한 베스트11 구성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꾸준히 발을 맞추면서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우승 행보를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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