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TV 시장, 실적 개선세 약화되나
구매수요 선반영으로 연말 쇼핑시즌 앞두고 수요 주춤하나
패널 가격 상승세로 비용 부담 증가로 수익성 악화 '우려'
올 4분기 TV 판매가 예년에 비해 성수기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2·3분기에 구매수요가 선 반영됐기 때문으로 패널 가격도 연말까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여 TV업체들의 실적 창출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4분기 중국 국경절에 이어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을 앞두고 TV시장에 성수기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TV판매가 예년에 비해서는 다소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올 2분기 TV 판매가 기대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수요가 선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기인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 호 실적을 기록했는데 유로2016과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TV 구매 수요가 예년대비 먼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소비자가전(CE)부문에서 1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 분기(51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이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 2009년 2분기(1조1600억원) 이후 7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섰는데 TV가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LG전자 TV사업부문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이익 3567억원을 기록,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최고 영업이익률(8.6%)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양사 모두 2분기에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올 상반기 스포츠 이벤트 효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된 데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가 낮게 형성되면서 원가경쟁력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이러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3분기 들어 TV 판매량이 다소 주춤 한데다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도 업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가격 상승 전 축적해 놓은 패널 재고가 다 소진된 상태로 패널 구매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50인치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49달러로 지난 8월22일(131달러)에 비해 두 달만에 약 13,7%(18달러) 상승했다.
이는 본격적인 가격 회복세가 시작되기 전인 4개월 전(6월20일·124달러)과 비교하면 약 20.2%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32인치 패널 평균 가격은 55달러에서 74달러로 34.5%, 55인치 패널 평균 가격은 187달러에서 205달러로 약 9.6% 각각 증가했다.
이 때문에 양사 모두 3분기 TV 부문 실적은 전 분기에 비해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CE부문은 9000억원대, LG전자 HE사업본부은 2500억원(이상 추정치) 안팎의 영업이익으로 2분기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 양사는 오는 27일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김병주 SNE리서치 이사는 “LCD 패널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TV업체들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하반기 모바일 부문 실적이 좋을 수 없는 상황에서 TV의 기여도 하락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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