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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선전포고, 서청원의 대응은?


입력 2016.11.07 21:23 수정 2016.11.07 21:28        문대현 기자

당 위기 때마다 등장하던 '구원투수' 서청원, 이번에도?

지난 17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은 쑥대밭이 된 모양새다. 지도부를 향한 사퇴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정현호'는 차차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무성 전 대표가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친박 좌장'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전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당의 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우리당의 지지기반인 보수의 궤멸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의 상황을 보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의총 시작 전 비박계 의원들은 "원칙대로 회의를 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으나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래 비공개 회의는 지도부에서 정한 대로 따르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파 갈등의 촉발점이었다.

비박계 이종구 의원은 "간신들이 많아서 사태가 이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고 황영철 의원도 "대표가 사퇴하는 것이 가장 명분있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지금 물러나라는 것은 난파 직전 배에 선장이 없는 것"이라고 맞섰다. 의총은 계파 갈등이 고조된 채 뚜렷한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이어졌다. 현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를 선언한 것. 강 최고위원은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과 청와대 인적쇄신을 요청했으나 거국중립내각은 불발로 끝났다. 이런 사태에서 당 지도부는 할 일을 다했다"고 지도부 동반 사퇴를 압박했다. 그러나 '친박 복심' 이 대표는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달라"고 거부했고 김 전 대표의 '대통령 탈당 요구'에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이긴 하지만 나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이라는 목표점을 두고 항해하던 새누리당은 이미 난파됐으나 여전히 내부는 분열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날 오전 비주류 3선 중심의 중진 15명은 회동을 갖고 이 대표의 즉각 사퇴와 김병준 총리 지명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새누리당은 '풍전등화'의 꼴이 됐다.

위기 때마다 등장하던 '친박 좌장' 서청원, 이번엔?

지도부를 향한 비박계의 공세가 이어지자 서 전 최고위원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 전 최고위원은 20대 국회에 접어들어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친박계이자 8선으로서 '키맨' 역할을 해왔다.

지난 9월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 파문 당시 막혔던 정국을 푼 주역은 서 전 최고위원이었다. 당시 여당은 정 의장과 대치하며 당내 의견마저 갈라졌지만 그것을 수습하는 역할을 서 전 최고위원 몫이었다. 서 전 최고위원은 9월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시작된 여권과 정 의장의 대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로도 맨 먼저 거론됐다.

당이 갈라지는 상황에서 누군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당의 어른인 서 전 최고위원이 나서야 한다는 시선이 여권에서는 적지 않다. 친박 중의 친박 최경환 의원이 요즘 당의 중진으로 역할을 거의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서 전 최고위원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스레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당 내분 상황에서 서 전 최고위원이 어떤 역할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일간지에 의하면 서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정 의장 주재 여야 중진의원 만찬이 끝나고 여당 의원들만 따로 모인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지도부에서) 물러나라는 건 전쟁하자는 것"이라고 맹공을 펼쳤다. 당시 서 전 최고위원은 "전쟁하자. 너희는 김무성 당 대표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 전 최고위원의 입장은 이 대표와 박 대통령을 향해 우호적인 상황에서 김 전 대표의 '대통령 탈당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익명의 정치학 교수는 "서 전 최고위원이 최근 당내 친박계에서는 실질적 리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 전 대표의 맹공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을 하지 않겠나. 친박이 이렇게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정국이 꽉 막혔을 때는 서 전 최고위원이 나설 수 밖에 없다. 강경 친박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은 서 전 최고위원 밖에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정치평론가는 "비박의 맹공에 친박은 딱히 어떤 대안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 상황이 계파 갈등 구도로 국민들에게 비춰진다면 새누리당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특정한 한 사람이 나서서 중재한다거나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최순실 씨에 대한 수사의 결과에 따라 당의 운명이 달렸다고 본다"고 서 전 최고위원이라도 현 상황은 어쩔 도리가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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