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결국 분당?…탄핵 여부가 운명 가른다
가결시 비박이 당 주도권·대권 후보 장악
부결시 친박 지도부 회생…비박 탈당 불가피
가결시 비박이 당 주도권·대권 후보 장악
부결시 친박 지도부 회생…비박 탈당 불가피
새누리당이 결국 분당(分黨)할까. 비박계가 9일 탄핵소추안 표결 동참을 선언하면서 차기 지도부 체제의 밑그림 작업마저 멈췄다. 당 안팎에서는 10년 째 이어진 친박계와 비박계의 ‘불편한 동거’가 탄핵의 성사 여부에 따라 운명을 달리할 거라는 관측이다.
친박계 중진 3명(정우택·홍문종·원유철 의원), 비박계 중진 3명(나경원·김재경·주호영 의원)이 참여하는 6인 협의체는 5일 비상대책위원장 논의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30만 명이 모인 전날 촛불집회가 탄핵안 통과의 열쇠를 쥔 비박계의 태도를 바꾸면서다. 주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비박계가 탄핵안 표결 동참 결정을 내리면서 변수가 많아졌다”며 “(탄핵안 표결) 이후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비박계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점과 관련한 여야 합의, 박 대통령의 ‘4월 퇴진·6월 대선’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선행될 경우 9일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겠다는 생각을 대체적으로 견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박계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중진 6인 협의체에서 ‘당 화합’을 이끌 비대위원장을 추천하는 건 현 상황 상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자 지도부는 탄핵안 표결에 참석하고 소속 의원들의 의사에 따라 투표하는 자유 투표 방침을 정했다.
결국 탄핵의 성사 여부가 새누리당의 향후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당 가능성에서 주목된다. 비박계 등 새누리당의 40여 명이 탄핵안에 찬성하면서 현재로서는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은 물론 친박계마저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커 비박계가 당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가 수적 우위를 내세워 내년 1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은 비박계 중심으로 흐를 전망이다. 대통령 후보도 마찬가지로 비박계 주도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의 대규모 탈당이나 분당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또한 21일 사퇴를 예고한 친박계 지도부가 탄핵안 가결과 동시에 민의에 따라 조기에 퇴진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통령과 친박 세력 자체가 심판을 받은 것이고, 주군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친박계 지도부가 21일까지 버틸 수 없을 것”이라며 “지도부가 9일에 물러날 수밖에 없고, 비박계가 굳이 당을 나갈 이유가 없어진다. 이들 중심으로 당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계가 표결 시 집단 퇴장, 질서 있는 퇴진으로 비박계를 유도하는 등 ‘탄핵안 가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릴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의 자진 사퇴 철회 가능성도 농후해진다. 지도부가 당초 약속대로 21일 사퇴한다 하더라도 기세를 회복한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당 주도권을 재장악, 친박계 중심의 지도부 구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그럴 경우 비박계의 남은 선택은 탈당뿐이다. 보수 정당 역사상 첫 분당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동안 친박계는 “탄핵에 찬성하면 같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내뱉어왔다. 비박계는 선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김용태 의원과 ‘제4지대’ 구축에 나설 공산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안 부결은 곧 ‘면제부’”라며 “친박계가 의기양양해서 당권을 다시 잡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비박계의 선택지는 탈당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며 “비박계가 보수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뿐더러 부결의 책임론도 제기돼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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