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신당' 당색, 빨강·파랑·초록·노랑 빼고 뭘로 하나?
기존 4당 당색과 안 겹치게 정하려니 고민
당색·당명, 국민공모로 결정 방침
새누리당 비주류가 집단 탈당해 내년 1월 20일 만들기로 한 보수신당(가칭)의 당명과 당색을 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게 됐다.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은 2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명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공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색과 로고 디자인 등 홍보에 관한 것은 모두 국민의 손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내부에서 만들어 발표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주류의 탈당은 민심에 따라 이뤄지는 측면이 큰 만큼 당명과 당색 또한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며 국민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당명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홍보효과를 지니고 있다. 당명은 단순히 명칭, 이름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디자인, 로고로도 쓰여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적지 않다.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보수신당의 당명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당색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새누리당의 상징색은 빨간색이며 더불어민주당은 파란색, 국민의당은 초록색, 정의당은 노란색이다. 현재 준비위는 새누리당과 이미지가 겹치지 않게 빨간색 계통은 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일각에선 예전 한나라당의 상징색이었던 남색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안팎에서는 이에 대한 다양한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정 의원이 국민 공모 방식을 사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비주류 탈당파'들은 그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추진위는 오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모여 창당 일정 및 위원회 운영 계획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첫 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당명 공모 일정을 포함해 다양한 논의가 나올 전망이다.
외부 전문가에게 홍보 위임해 효과 봤던 여야, 보수신당은?
앞서 여야는 당명을 외부전문가에게 위임해 효과를 누린 바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이 주로 담당해왔던 당 홍보위원장직을 외부 전문가인 조 전 본부장에게 전격 위임했다.
조 전 본부장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기존 상징색인 파란색 대신 진보의 상징인 '빨간색'을 당색으로 선택하는 등 파격적인 전략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그 해 새누리당은 총선과 대선을 모두 휩쓸며 조 전 본부장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더불어민주당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당시 광고전문가였던 손혜원 현 민주당 의원을 홍보위원장으로 불러 들여 당명과 당색, 로고 등을 완전히 바꿨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제1당으로 거듭 나며 성공을 거뒀다.
반면 올 초 창당한 국민의당의 경우 6일 간 국민을 상대로 당명 공모를 진행했고 별도 당명선정위원회를 구성해 18건의 최종후보작 중 지금의 당명을 선택했다.
보수신당도 국민의당처럼 국민에게 당명권을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공모 절차를 진행할 여야가 촉박할 거라고 분석했다. 이미 내부적으로 정해진 안이 있을 거란 추측도 곁들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보에 "시간이 촉박해서 공모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이미 내부적으로 축약해놓은 당명이 있을 것 같다"며 "한 달 정도 남은 시간 안에 발기인 대회도 하고 시도당 조직도 갖춰야 하는데 당명 공모를 진행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지금 정한 보수신당이라는 이름에서 중도, 혁신, 개혁 이 정도 문구가 붙느냐 안 붙느냐의 차이 정도이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도 "당명이나 슬로건 등이 너무 급박하게 만들어질 경우 국민들을 상대로 얼마나 큰 파급력이 발생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공모를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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