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시너지효과 꼼꼼 따져보니...
[이강미의 재계산책]증권업계 "장기적 관점서 (합병)방향 틀리지 않았다"
바이오사업 과대평가?..."시장에서의 평가 존중하는게 일반적"
증권업계 "장기적 관점서 (합병)방향 틀리지 않았다"
바이오사업 과대평가?..."시장에서의 평가 존중하는게 일반적"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으로 촉발된 삼성물산 합병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합병 시너지효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전혀 없는 것일까.
◆"운빨이 없었을 뿐...”
먼저 삼성물산측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삼성바이오 최대주주가 돼 중심축이 된다고 했지만, 계열사간 지분조정만 이뤄진 것으로 합병시너지가 과연 발생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합병 당시 삼성전자 46.3%, 제일모직 46.3%, 옛 삼성물산 4.9%로 삼성이 이미 97.5%를 보유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삼성물산과 증권전문가 등에 따르면 차세대 신성장 사업을 어느 회사가 주도하는가 하는 것은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기업가치 평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현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최순실게이트’가 발목을 잡았다는 점에서 소위 ‘운빨’이 없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삼성그룹 전체의 관점에서는 가치변동이 없다 하더라도,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삼성물산이 바이오사업의 최대주주가 됨에 따라 연결재무제표상 바이오사업 실적이 포함돼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A증권사 연구원은 “(기업들이) 필요하다면 계열사 분할도 하고, 합병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경영상황이 급변하는 시대에 무조건 기존대로 가야한다는 건 억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삼성물산 주가도 올라갔을 것”이라면서 “합병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미래가치라는 큰 그림을 보고 했을 것이고, 시간이 걸릴 뿐이지 방향성이 틀리진 않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최근 수년간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잘 할 수 있는 사업은 더욱 키우는 한편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합병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속적인 불황으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태였다. 이에 두 회사는 기존 사업보다는 미래 성장가치가 있는 신사업 중 ‘제2의 반도체’로 불리던 ‘바이오’사업에 시선을 맞췄다. 이는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복귀 직후 발표한 5대 신성장사업분야 중 하나로, 바이오는 가장 주력하는 분야이다. 인구 고령화와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이 현재까지 약 1조원을 바이오제약 분야에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합병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부가 효과도 얻었다. 과거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어지던 순환 출자구조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4조 뻥튀기?..."사업실적·미래가치 포함”
또다른 논란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사업의 지분가치를 4조원이나 ‘뻥튀기’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의 현재 시가총액이 합병당시 추정치와 비슷한 10조원 내외”라며 “합병당시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당시 비상장)의 지분가치를 6조6000억원으로 추정한게 적절했다”지만, 국민연금이 합병당시 상장주식에 적용한 할인율(41%)를 ‘현재 상태에 적용’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2조6000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기업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연결대상이자 상장돼 있는 사업인 경우 시장에서의 평가를 존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합병당시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가치 등을 고려해 1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현재 시가 총액은 국민연금의 당시 추정치와 유사한 10조원 규모에 달한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결대상으로 삼고 있다.
◆합병비율과 시너지는 별개?...“기금 포트폴리오 영향 고려”
한편 합병비율과 시너지는 별개사안으로, 국민연금은 합병비율을 올려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율을 높였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합병당시 구 삼성물산(1조2200억원)과 제일모직 지분(1조1800억원)을 비슷한 규모로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쪽에서 이익을 얻으면 다른 쪽에서 마이너스(-)가 발생하는 ‘제로섬’ 구조였다. 또한 삼성전자 15조원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 총 23조원을 투자하고 있던 터라 합병성패로 인한 기금 포트폴리오 영향도 고려됐다고 국민연금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합병의 근거로 제시한 시너지효과는 계열사간 통상적인 협력관계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계열사간 협력에 비해 단일법인으로 통합된 조직간 협업이 장기적으로 강한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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