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 빅3, 엇갈린 ‘신용등급’ 희비
철강, 신용등급 상향 개선…차입금 차환·상환 청신호
조선, 등급 하향 가능성 ↑…회사채 차환 및 자금조달 적신호
철강, 신용등급 상향 개선…차입금 차환·상환 청신호
조선, 등급 하향 가능성 ↑…회사채 차환 및 자금조달 적신호
철강·조선 빅3가 신용등급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계의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상향 개선되는 반면 조선업계는 부진한 수주성과로 하향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차입금의 차환 및 상환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조선업계는 회사채 차환 및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일 동국제강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로 상향 조정했다. 등급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기평이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은 지난 2013년 말부터 2015년 12월까지 A+에서 BB까지 하향 조정한 이후 처음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 중심 사업 재편과 재무구조개선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동국제강이 현금성 자산(2016년 9월 기준 3378억), 영업현금창출능력, 자산매각 등을 고려할 때 남아있는 회사채 상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지난해 10월 당진 사원아파트 페럼빌 유동화 등으로 570억원을 마련했고 12월에는 DK유아이엘을 6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선제적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여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신용등급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국제 신용등급도 안정적으로 돌아선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는 지난해 11월 1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기존 부정적인 ‘Baa3’에서 안정적인 ‘Baa2’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대신 차입금은 줄어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결과다.
포스코는 지난해 2월 부정적인 평가에서 8개월 만에 안정적으로 유턴했다. 이에따라 권오준 회장의 경영가도에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모리슨(Joe Morrison) 무디스 부사장은 “포스코 등급전망 조정은 실적회복과 차입금 축소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됨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12~18개월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대제철 역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수요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이익에 힘입어 앞으로 1~2년 현대제철의 재무건전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조선업계는 수주물량 급감 영향으로 새해부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조선업계의 수주성과가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조선사들의 신용등급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연간 수주액은 2013년 543억달러에서 2014년 420억달러, 2015년 243억달러, 2016년 11월 말 기준 약 91억달러로 매년 가파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수주부진으로 인해 현금 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조선 빅3의 회사채 만기도래분 부담이 커지는 실정이다. 현재 각 사의 신용등급은 각각 대우조선해양이 B+, 삼성중공업이 A, 현대중공업은 A다.
대우조선의 올해 만기 회사채는 오는 4월 4400억원에 이어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으로 총 9400억원이 대기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우조선의 현금성 자산은 6100억원(개별 기준)에 불과하다. 신평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회사채 차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분사 이후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1월 전기전자와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 사업부문을 모두 분사해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돈을 벌만 한 사업 대부분 부서가 현대중공업에서 빠져나갔다. 실적이 악화된 조선·해양 사업부문이 현대중공업에 몰려있어 현금창출능력은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수주액도 2014년 198억달러, 2015년 145억달러, 2016년(11월말 기준) 71억달러로 급감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빅3 가운데 수주액이 가장 적다. 2014년 73억달러 2015년 53억달러 2016년(11월말 기준) 5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양 시추설비 인도가 지연 중이라는 점도 대형 리스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최근 유상증자로 1조4000억원이 들어왔지만 얼마만큼 운전자금을 상쇄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상황이 좋지 않으면 상반기 정기평가 이전에 수시로 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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