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급 방식이 문제…자살보험금 논란은 진행형
한화·교보생명 "2011년 이후 미지급금 20%만 지급"…꼼수 논란
보험금대신 위로금 지급 우회 선택하기도…삼성생명은 묵묵부답
교보생명에 이어 한화생명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했지만 여전히 그 지급방식과 규모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금 '일부 지급'에 이어 '위로금'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소멸시효를 둘러싼 자살보험금 공방은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또다시 불거진 자살보험금 논란에는 역시 대형 생보사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 당초 금융당국의 강력한 제재조치 예고에 보험금 전액 지급을 공표하고 한발 뒤로 물러선 중·소형사들과 달리 지급금액이 1000억원을 넘는 대형사(삼성생명 1608억원 한화생명 1050억원 교보생명 1034억원)들은 쉽사리 물러설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6일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의견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감독당국의 입장과 사측의 경영방침 등을 종합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생명의 '소멸시효' 자살보험금 지급안은 여타의 중·소형사들과는 범위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이 마련한 이번 안은 금융당국이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보험사를 제재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을 개정한 2011년 1월 24일 이후 청구 건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이보다 먼저 소멸시효에 따른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교보생명 역시 이와 동일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모두 이같은 방식을 통해 미지급 자살보험금 총액의 약 20% 수준인 200억원만 추가 지급하는 선에서 일단락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감독당국의 징계를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살보험금의 지급 형태를 둘러싸고도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미지급 자살보험금 지급에 나서기로 한 교보생명이 보험계약자들에게 ‘보험금’이 아닌 '위로금' 형태로 미지급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의 이번 조치는 감독당국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피함과 동시에 '보험금'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남으로써 대법 판결 등으로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자살보험금 지급에 따른 업무상 배임 관련 이사회 비판을 피해가겠다는 해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보험금이 아닌 위로금 형태로 지급 시 보험업법을 근거로 2011년 이후로 한정한 미지급 규정안이 큰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 등에서 또다시 막다른 길에 봉착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생명은 현재 업계 내 추이를 살펴보며 자살보험금 지급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일부 지급 등 지급 형태 전반과 관련해 당국이 어느 정도 수위에서 제재를 확정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행정소송 카드와 자살보험금 지급 두 카드를 손에 쥔 삼성생명이 어떤 카드를 내미느냐에 따라 업계 내 또다른 파장이 일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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