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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분석] 캠프 차리고 몸푸는 주자들…참모진은?


입력 2017.01.25 00:15 수정 2017.01.25 09:37        전형민 기자

'메머드급' 참모진, 소년공 시절 '동지' 등 후보별 다양

문재인, '국민성장', '3철'…반기문, 외교관·친이 그룹

1월의 여의도는 춥다. 바로 옆 한강의 강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이기도하고 정치적으로 한가한 시기, 정한기(政恨期)라 예산안이 국회의 손을 떠나면 의원들도 하나둘 지역구로 떠나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떠나면 보좌진들도 함께 떠나기 때문에 의원 없는 서여의도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올해 겨울은 여의도가 들썩거린다. 매년 겨울만 되면 찾아오던 정한기를 따로 느낄 수 없다.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출마선언을 했든 안했든, 대선을 준비하는 각 후보들은 정가 1번지인 여의도에 다들 사무실을 마련하고 몸을 풀고 있다. 때문에 2017년 1월의 여의도는 여느 해와는 달리 각 후보들의 참모들로 복작거린다.

참모들은 각 후보의 숨은 얼굴이다. 이들은 대중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후보의 모든 것을 계획하고 분석하고 나름대로의 답안을 내놓는다. 후보는 신이 아니기에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준비할 수 없고, 참모의 조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참모가 중요한 이유다. 서서히 달궈지는 '총성 없는 전쟁'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은 어떤 참모를 영입했을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현재로서 가장 대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만큼 참모진도 메머드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지율 1위, 문재인 '메머드급' 참모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현재로서 가장 대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참모진도 메머드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의 참모진은 크게 정책, 정무, 공보를 담당하는 내부조직과 후방지원하는 외부조직으로 나뉘었다.

내부조직 중 정책은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이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정책공감 국민성장'은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포럼'을 주최하며 문 전 대표의 정책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제4차 포럼 '일자리, 국민성장의 맥박'에 참석한 문 전 대표가 기조연설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독주 중인 주자로서 항상 후발주자들의 견제를 받는 탓에 무엇보다 중요해진 정무 부문은 이른바 '3철'과 윤건영 참여정부 당시 정부기획비서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전병헌 전 의원 등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3철'이란 문 전 대표와 노무현 정부 당시 함께 일했던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말한다.

'3철' 중 현재 공식적으로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인사는 전 의원 한 명 뿐이지만 '3철이 문 전 대표의 대권을 비선에서 돕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끊이질 않는다. 과거 전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서로 연락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특히 양 전 비서관과는 연락이 끊겼고 이 전 수석 얘기를 들은 것도 1년 전"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캠프의 얼굴이자, 문 전 대표의 '입' 역할인 대변인은 김경수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표의 행보에 자주 나타나거나 배지가 아닌 문 전 대표를 대신해 주요 이슈에 대해 논평해왔다. 김 의원과 김 의원실 관계자들은 최근에는 기자들과의 접촉이 크게 느는 등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일정 관리 등은 한정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과 여선웅 강남구의원. 19대 국회 문재인 의원실 김하림 비서 등이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곽에서는 전직 친문 의원 그룹인 최재성·정청래·김현 전 의원 등이 적극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 외에도 한병도·백원후 전 의원 등이 외곽의 조직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 일정은 유송화 민주당 전 부대변인이 맡았다. 유 전 부대변인은 최근 김 여사의 일정을 함께 다니며 기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참모진이 크게 외교관 그룹과 범친이계 그룹으로 나뉘는 추세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친이계+외교관 그룹, 반기문

지난해까지 10년 간의 유엔 사무총장 업무를 수행하고 국내로 복귀한 반기문 전 총장은 참모진이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는 추세다. 외교관 그룹과 범친이계 그룹이다.

외교관 그룹의 핵심은 김숙 전 유엔 대사다. 김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부터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일정과 대국민 메세지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또 다른 유엔 대사였던 오준 전 대사와 호주 대사였던 김봉현 전 대사 등도 반 전 총장을 돕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외교관 출신 전 의원, 박진·심윤조 전 의원도 외교관 그룹으로 후방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비롯한 범친이계 인사들도 눈에 띈다. 이른바 'MB인사'들로 최근 하차하긴 했으나 반 전 총장의 '귀국 실무 준비팀'에서 활동한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필두로 이 전 수석, 김두우 전 정무수석,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있다.

정책분야에서도 범친이계가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 전 총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자리에 올랐던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등 10여명의 학계 인사들과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이 교수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맡았던 이각범 카이스트 교수 등의 합류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중앙당의 현역 정치인보다는 자신의 보좌진과 지역 및 시민사회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운영할 계획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시장직 보좌진과 소년공 '동지' 합류한 이재명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촛불시위'의 가장 큰 수혜자, 이재명 성남시장도 지난 23일 자신이 일했던 시계공장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행보에 나섰다. 이 시장은 '손가락혁명군'이라는 7000여명 규모의 팬클럽을 필두로 '흙수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부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 참모진의 특징은 중앙당의 현역 정치인보다는 자신의 보좌진과 지역 및 시민사회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의 당선을 도왔던 비서실의 정진상·이상훈 주무관과 김락중 정책비서 등 3명은 이미 지난 17일 사표를 내고 캠프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과 중앙정치를 잇는 '끈' 역할은 3선 의원인 정성호 의원이 맡았다. 이 시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 의원은 국회 안팎의 네트워크를 꾸리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주빌리은행' 설립·운영과정에서 인연을 맺고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제윤경 의원도 현역 의원으로 이 시장을 돕는다. 제 의원은 이 시장의 '입'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의원인 이나영 경기도의원과 정종삼·김용 성남시의원도 이 시장의 참모로 분류된다. 특히 정 의원은 이 시장과 과거 같은 시계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각별한 관계로 알려졌다.

정책분야는 학계에서 돕고 있다. 이 시장의 '청년배당'을 설계한 가천대 이한주 교수를 중심으로 국민대 조원희 교수 등이 이 시장의 경제정책공약을 주도하고 있고 서강대 문진영 교수,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등이 사회·복지 분야의 자문을 맡아 힘을 보탠다.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2012년 대선 캠프인 '진심 캠프', 2013년 '새정치추진위원회' 소속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킨 안철수 전 대표의 참모진.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구관이 명관? 진심캠프, 새정추 인사로 캠프 꾸린 안철수

지난해 한 때 대권주자 순위 1위를 기록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현재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 방'을 가진 파괴력 있는 후보로 분류된다. 양당체제의 한국 정당사에서 3당 체제를 탄생시키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썼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의 참모진은 특성에 따라 정책과 정무로 나뉜 가운데 주로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2012년 대선 캠프인 '진심 캠프', 2013년 '새정치추진위원회' 소속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불린다. 안 전 대표는 박 의원을 당이 존립의 기로에 서있던 창당부터 총선까지 당 '곳간'을 맡는 사무총장직에 임명하는 등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왔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등 곤욕을 치르면서까지도 박 의원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수시로 박 의원과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박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정무 부문 총괄 참모 역할을 맡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입'은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이 맡았다. 김 대변인은 2012년 안 전 대표의 당시 대선캠프였던 '진심캠프' 기획팀장을 맡으면서 안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계속 안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해왔다. 그 외에도 새정추 공보2팀장이었던 정기남 당 홍보위원장이 홍보, 표철수 전 새정추 공보단장이 공보, 이수봉 인천시당위원장이 조직 등 안 전 대표의 참모들은 '새정추' 인물들이 주를 이룬다.

정책분야에서는 '내일' 인사 일색이다. '내일'의 소장인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경제 분야),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교육 분야),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복지·육아 분야),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안보분야) 등이 각각 안 전 대표의 정책 참모로 활동할 것이 예상된다. 특히 안 전 대표의 후원회장이자 전 주일대사, '내일'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눈에 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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