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설상가상] 기관 비중 늘어나니 주식시장도 '삼성 천하’(?)
주식시장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기관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어서다. 대형주에 집중되는 외국인 투자자금도 이를 심화시키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기관투자가들은 시가총액 50위 아래 중형주와 200위 아래 소형주를 각각 3조1100억원, 1조3400억원 팔았다.
기관이 매도한 금액을 합산할 경우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약 14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자사주를 집중 매입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시가총액 2∼50위 대형주의 기관 매도 규모는 1.37배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을 알려졌다.
외국인 자금 유입 역시 중소형주와 대형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ETF(지수연동형 펀드) 등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적인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탓이 크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 2분기 대형주를 약 1조7300억원 매수한 데 이어 3분기 들어서도 3조9300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소형주에는 2400억원이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중소형주 강세에 따른 반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전략으로 선회한 상황”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저성장 기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을 사는 걸 꺼리게 된 경향이 있다”고 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약세, 중국 경기개선, 유가 반등을 발판 삼아 강세를 보였던 글로벌 증시가 소강국면에 진입했다”며 “국내 증시 역시 향후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재차 강해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 않은 환경인 만큼 매크로 환경이 신뢰에서 의심으로 변하는 국면에선 보이는 실적을 투자지표로 삼고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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