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양극화 설상가상]벼랑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탈출구가 없다


입력 2017.01.29 06:00 수정 2017.01.29 09:20        배근미 기자

국내 자영업자 570만 명 집계...베이비붐·구조조정에 증가세

매출 부진에 폐업...저성장 기조에 대출부담 가중 우려 '이중고'

민간소비 둔화 가능성과 과당경쟁의 영향으로 국내 자영업자들이 또 다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월 매출이 100만원을 넘지 못하고 수익성 악화에 따른 대출 부실 우려 역시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데일리안

민간소비 둔화 가능성과 과당경쟁의 영향으로 국내 자영업자들이 또 다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월 매출이 100만원을 넘지 못하거나 사업을 중도 포기하고, 수익성 악화에 따른 대출 부실 우려 역시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규모는 총 570만명으로 최근 부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이 중 일부가 자연스럽게 자영업 창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수익 창출을 위해 자영업에 뛰어든 상당수는 당초 목표와 달리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을 살펴보면 자영업자 절반 이상(51.8%)이 연간 매출액 4600만원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로 분류됐고 월 매출액이 100만원을 넘지 못하는 사업자도 전체의 21%를 웃돌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총 106만 8000명이 신규 창업에 나선 반면, 이해 폐업한 개인 사업자는 73만9000명에 이르렀다. 숫자만 놓고 보자면 자영업자 3명 중 1명만이 살아남은 셈이다. 특히 신규 창업자 대부분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업과 소매업, 요식업 등에 쏠리면서 음식점 5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2.5%)으로 전망하면서 그간 우려했던 저성장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 장기화 가능성 역시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비심리 급락과 부동산 경기 위축,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9월 말 국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총 465조원으로 대부분 과당경쟁 업종에 해당하는 부동산과 임대, 도소매, 요식업, 숙박과 같은 경기민감업종 대출이 절반 이상(64.6%)을 차지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 비중이 절반 이상(50.1%)을 차지하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매출 타격과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은 단순히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영업자대출은 사업자와 가계 중복대출, 은행과 비은행 간 다중채무의 성격을 띄고 있어 연체 발생 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내수경기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더불어 대출 건별이 아닌 차주별 종합적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