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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대안' 황교안의 '침묵과 미소' 의미는


입력 2017.02.04 05:00 수정 2017.02.03 23:16        이충재 기자

"지금은 아니다"며 지지도 상승세 '의도적 방치'

여론조사에서 빼달라 요청 안해…대권의지로 해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번 대통령 선거엔 출마는 하시는 거죠?'
'최근 표정이 좋아졌는데 여론조사 결과랑 관련 있습니까?'
'대선에 뜻 없으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해야되는 거 아닙니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3일도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로만 답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중도 하차로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른 황 권한대행은 쏟아지는 질문세례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최근들어 입을 굳게 다문 특유의 딱딱한 표정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정치권에선 "여론의 관심을 즐기는 미소"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지금은' 출마하지 않았지만…'전략적 모호성' 분석도

황 권한대행의 마음이 대선으로 향했다는 데는 정치권에 이견이 없다. 대선 출마여부에 침묵하고 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주자로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금은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생각뿐"이라면서도 국정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빼달라는 구체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

최근 그의 태도를 두고 '전략적 모호성'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출마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보수진영에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구원 등판의 불씨를 살려둠으로써 여론의 관심을 붙들어두는 효과를 기대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도 "벌써 대선출마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지금의 '침묵'이 출마 선언에 뒤따르는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하고, 또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의 압박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치인 황교안' 내구성 의문…'공동책임론' 족쇄도 우려

무엇보다 '정치인 황교안'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카드다. 법무장관과 국무총리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검증의 '예방주사'를 맞았다곤 하지만, 선거라는 진흙탕 싸움에선 무의미하다. 아직까지 정치적 방어벽을 쌓아줄 정당도 없다.

현재 황 권한대행이 선택할 정당은 새누리당뿐이다. 다만 '박근혜정부 공동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아 현직에서 물러나 입당하는 즉시 사지(死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수진영 후보이면서도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섞이기 어려운 후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누리당과 분당한 게 바른정당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권의 공세도 집중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을 가둘 '공동책임론 프레임'을 짰다. 3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누리당이 말한 깜짝 놀랄 후보가 고작 황 권한대행이라면 국민은 대단히 분노할 것"이라며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 또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나서니 울화통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대정부질문 불출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진짜 대통령이 된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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