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성적 약세에도 견본주택은 북새통
2월까지 청약 받은 25개 단지 중 11곳이 미달
최근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수만명 다녀가 대조적
아파트 청약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로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여전히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새로 문을 연 견본주택에 사람이 몰리면 청약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정부가 청약규제 강화와 대출규제를 골자로 한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청약시장은 급격히 냉랭해졌다.
업계에서는 수요자들이 더이상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는 철저하게 브랜드 파워와 입지에 따라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1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청약경쟁률 결과를 보면 올 1월부터 2월(14일 기준)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민영주택 25개 단지 중 11곳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순위 내 청약마감에 실패한 12개 단지에서 공급된 물량은 3000가구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15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청약 경쟁률인 14.1대 1(28만9918가구 공급에 청약자 408만9453명)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와 같이 청약시장이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지만, 견본주택의 분위기는 여전히 후끈하다. 호반건설이 지난 10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선보인 ‘호반베르디움 3차 에듀시티’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동안 1만7000여명의 방문객들이 몰렸다.
서희건설이 같은 날 견본주택 문을 연 ‘대구 스타힐스테이’의 견본주택에는 개관 당일을 포함해 주말까지 약 1만8000명이 방문했다. GS건설이 공급하는 충북 청주에 공급하는 ‘서청주파크자이’의 견본주택에도 3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한 견본주택 분양 관계자는 “청약규제 강화와 대출규제, 국정혼란 등의 여파로 분양시장 분위기가 꺾이면서 관심이 큰 수요자들도 청약통장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견본주택에 사람이 몰리면 청약결과가 좋다는 공식은 이제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는 2월말부터 본격적인 분양 성수기가 시작되도 시장 분위기는 호전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한다.
새해부터 청약2순위 청약통장 사용 등 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고, 이어진 공급과잉과 대내외적 정치불안 등 부정적인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요가 줄며 미분양 아파트 역시 상당수가 남아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총 5만6413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6689가구로 전월 대비 1546가구 줄었으나 지방(3만9724가구)은 오히려 377가구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와 달리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아끼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짙어졌다"며 "봄 성수기가 시작되면 유망한 지역과 그렇지 아닌 곳의 청약성적 희비는 분명히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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