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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 떠나가는 중국인…부동산시장에도 '후폭풍'


입력 2017.03.10 06:00 수정 2017.03.16 15:36        박민 기자

중국인 관광객 감소→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 '직격탄'

중국인 겨냥 주요 상권 및 분양형 호텔 등 투자상품 파장 우려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에 한국관광 전면 중단을 지시하는 등 '사드 보복'을 노골화하면서 한산하게 변한 제주 '바오젠거리'.(자료사진)ⓒ연합뉴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현실로 이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서울과 제주도 주요 상권과 분양형 호텔 등 각종 부동산 투자상품에 적잖은 파장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에 따른 우리나라와 중국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곧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주요 이슈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전체 여행수지는 적자이지만, 중국인의 여행수지는 2015년 기준 6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한국 관광 제한이 심화되면서 한국 내 투자 및 관광산업 등의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1724만명 중 중국인은 절반에 가까운 807만명으로 46.8%를 차지했다. 중국 관광객이 대폭 줄면 우리 관광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수치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도 부동산은 이미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 속 중국’이라 불리는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거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층 월 임대료가 전 분기 대비 0.8% 하락했다. 지하(-1.6%)와 2층 이상(-2.2%)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서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국인이 관광 명소인 명동과 남대문시장이 속한 서울 종로구·중구 중심 상권 1층의 ㎡당 월 임대료는 전 분기에 비해 3.5% 하락했다. 3분기까지는 상승 또는 보합세가 이어지던 곳이었다.

상대적으로 사후면세점이 많은 마포구 동교동 합정동 일대도 위축이 우려된다. 홍대 인근에는 화교들이 중국인 건물주로부터 임차해 면세점을 운영하는 경우와 한국인들이 면세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관광객이 급격히 줄면 한국인 가게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익률을 우선하는 분영형 호텔 등 투자상품에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제주도의 객실 가동률은 70% 대로 이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제주를 찾는 요우커 덕”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 손님이 없어지면 가동률은 40~5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도 잔뜩 얼어붙고 있다.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123층·높이 555m) 내 들어설 초호화·초고층 주거용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42~71층)는분양 비율을 내국인 70%, 외국인 30% 정도로 보고 중국 부호를 겨냥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지만 최근 들어 문의가 뚝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불경기를 맞고 상황에서 요우커들의 발길마저 끊어지면 거의 빈사 상태에 이를지 모른다”며 “중국인 관광객에 치우친 마케팅에서 벗어나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관광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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