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중국축구, 승리의 자격 ‘공간 자르기+압박’


입력 2017.03.23 22:57 수정 2017.03.23 23: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세계적 명장 리피 감독 선임 후 한국에 승리

맞춤형 전략 전술로 최조예선 첫 승 선사

전술의 승리를 가져온 중국의 리피 감독. ⓒ 게티이미지

한국 축구가 중국과의 32번째 A매치서 역대 두 번째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샤의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중국과의 원정경기서 0-1 패했다.

이로써 3승 1무 2패(승점 10)째를 기록하며 승점 추가에 실패한 한국은 선두 이란(승점 11)을 제치는데 실패했다. 급기야 우즈베키스탄이 시리아와 0-0으로 비기며 승점 1을 추가, 골득실에서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언제나 똑같은 전술로 나선 한국은 최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중국에 밀리고 말았다. 사실상 월드컵 본선행이 어려워진 중국은 최근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리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중국은 사실상 최종 예선을 포기한 채 2019 AFC 아시안컵을 노린다는 전망이 파다했다. 하지만 리피 감독은 최종 예선 첫 승을 선사하며 본선행에 대한 희망을 이어감과 동시에 보다 빨리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사실 경기 주도권은 한국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은 볼 점유율 60% 이상을 기록하며 시종일관 공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하지만 축구는 볼을 오래 소유한다고 승리하는 종목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전에 임한 중국 선수들의 자세와 투지가 돋보였다. 이날 중국의 전술은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한국을 한 수 위로 받아들였다.

다만 최전방에서부터의 끊임없는 압박과 공간을 잘라 들어가는 수비가 일품이었다. 자칫 의미 없는 움직임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리피 감독의 지시를 충실하게 수행한 중국 선수들은 서서히 한국의 패스 미스를 유발하기 시작했다.

전반 득점에 성공한 부분도 계산된 결과였다. 중원에서 볼을 빼앗은 뒤 역습에 나선 중국은 코너킥을 얻어냈고 유다바오의 각도를 살짝 바꾸는 헤딩 슛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낯선 리드를 잡은 중국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계속해서 한국에 달려들었다. 이로 인해 대표팀은 마냥 공격만 퍼부을 수 없었고, 공격 숫자가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리피 감독은 지금까지 아시아 팀들을 맡았던 사령탑 가운데 가장 높은 이름값을 자랑한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와 FIFA 월드컵을 차지한 세계 최초의 감독이기도 하다.

자신의 성공기를 첫 문을 연 유벤투스 시절에는 화려한 공격 축구를 앞세웠고, 월드컵을 거머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강팀들을 모조리 격파한 감독이다.

중국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역시나 맞춤형 전술을 도입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고 판단한 리피 감독은 무리한 개인기 대신 한 발 더 뛰는 활동량을 주문하며 끝내 열세를 극복했다. 대표팀에 까지 이식된 중국의 ‘축구 굴기’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이 증명된 순간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