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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박삼구, 숨겨둔 비장의 카드는?


입력 2017.04.24 15:07 수정 2017.04.24 15:12        이광영 기자

방산 분리매각, 기술 유출·공급 중단 우려

금호타이어 노조, 29일 2차 상경투쟁...'생산중단'강경 기조 지속

방산 부문 매각 관련 정부의 승인 여부, 오는 6월 만기인 채권단의 대출금 1조6000억원, 현재진형형인 대선 정국 등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이 산업은행에 반격할 수 있는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연합뉴스

방산 분리매각, 기술 유출·공급 중단 우려
금호타이어 노조, 28일 2차 상경투쟁…‘생산 중단’ 강경 기조 지속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24일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세부 협상을 시작한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협상을 재개하며 논의할 세부조건은 5개월간 상표권 사용, 방산부문 분리, 차입금 만기 연장 등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오는 9월 23일까지 계약이 종결돼야 한다.

상표권 사용 불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반격할 수 있는 핵심 쟁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방산 부문 매각 관련 정부의 승인 여부, 오는 6월 만기인 채권단의 대출금 1조6000억원, 현재진형형인 대선 정국 등 쟁점도 부각되고 있어 매각이 쉽게 성사될 수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 산은, 방산 분리매각 의지…실현 가능성은?


금호타이어는 우리 군에 전투기·군용트럭 타이어를 단독으로 납품하는 등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있다. 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T-50 고등훈련기 타이어 역시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연간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75억원이다.

방산 부문을 매각할 시는 국방부령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산은 측은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정치권 및 업계의 우려를 일축하기 위해 방산 부문의 분리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방산 부문이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5%에 불과하다.

그러나 방산 부문 분리 매각이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기술 유출을 실질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항공기용 타이어는 광주공장 연구동에서 별도로 생산되고 있고 군용 타이어의 경우 일반타이어와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해당 인력들이 방산 부문에서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해왔고 중첩되는 인력이 많아 완벽한 분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산 부문이 분리돼 남겨질 경우 연구개발이 중단되면서 방위사업청 및 KAI에 타이어 공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한다. 특히 우리 공군이 운영 중이며 올해 말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 수주를 노리고 있는 T-50 고등훈련기에 들어가는 타이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AI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금호타이어의 공급이 중단되면 KAI뿐만 아니라 우리 군에서도 국내 또는 해외에서 대체가능한 새로운 공급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1조6000억 차입금 만기 연장·대선 정국도 변수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계약서상 또 다른 선결 조건인 대출채권 만기 연장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은과 우리은행 등 주주협의회가 금호타이어에 만기를 연장해 준 채무는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더블스타는 이 중 1조6000억원가량이 오는 6월 만기가 돼 돌아온다.

더블스타는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산은 등 9개 채권기관에 대출채권 만기를 5년 연장 및 분할 상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채권단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노조와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고 대선 정국이 절정에 치달은 것도 박 회장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다. 기술 유출이나 해고 등 쌍용차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어 차기정권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금호타이어의 중국기업 매각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광주시, 광주상공회의소 등도 매각 반대와 관련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며 산은이 매각 절차를 밟는 데 부담을 주고 있다.

또한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1일 산은 본사 앞에서 매각중단 촉구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2차 상경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1차 집회와 마찬가지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강경한 기조를 유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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