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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중국인 큰 손 줄고 내국인은 떠나고…유통업계 ‘한숨’


입력 2017.04.28 17:09 수정 2017.04.28 17:26        최승근 기자

사드 여파로 중국 관광객 감소…보석, 시계 등 고가품 판매 감소 불가피

연휴 기간 내국인 해외여행 전년비 2배 이상 증가

28일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은 내국인 관광객의 모습ⓒ최승근기자

유통업계가 대목인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사드배치 등 외교 문제로 인해 업계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연휴 기간 동안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늘면서 매출 확대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유통업계는 이례적인 황금 연휴를 맞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면서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본격적인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명동과 남대문 시장을 비롯해 주요 백화점에서는 일제히 각종 할인 및 경품행사를 시작했다.

지난 봄 정기세일 기간 동안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백화점에서는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해 ‘도심 속 나들이’를 주제로 이벤트를 기획하는 한편 가정의 달 선물 수요를 감안해 인기완구부터 효도상품까지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대형마트에서는 기존 보다 할인율을 높여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진작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의 매출 확대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8일부터 대통령 선거일인 다음달 9일까지 12일간 인천공항 이용 여객이 197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여행상품 판매도 급증했다. 황금연휴 기간(4.29~5.7) 동안 하나투어 여행 상품 예약자는 5만9000여명으로 지난해 5월 황금연휴 때 보다 2.5배나 늘어났다. 모두투어도 같은 기간 출발하는 예약자 수가 작년보다 63%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휴 기간이 유통업계 대목인 만큼 다양한 할인행사를 준비했다”면서도 “사회 분위기나 관광객 감소 등으로 예년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많이 다운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 보석, 시계 등 고가품과 아웃도어 등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3월 관광통계'를 보면 3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60만1671명에서 올해 36만782명으로 약 40%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일본과 동남아 지역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1.2% 감소에 그쳤다.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지난달 면세점 매출은 2월 대비 약 20% 감소했다. 다른 나라 관광객에 비해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매출 감소의 직격탄이 된 셈이다.

28일 서울 영등포 갤러리아 63면세점의 모습ⓒ최승근기자

이날 둘러본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에서도 이른바 깃발 부대로 불렸던 단체 중국인 관광객보다는 히잡을 쓰거나 배낭을 멘 소규모 단위의 동남아 및 일본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의 경우 시계, 핸드백 등 고가품 보다는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등 상대적으로 금액이 낮은 소비재 상품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나마도 구매보다는 둘러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은 상황이다.

백화점은 관광객 보다는 세일 소식을 듣고 매장을 찾은 내국인 비중이 높았다. 다만 할인행사를 하는 매장과 식당에만 인파가 몰려 대규모 세일 행사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원하는 세일 상품만 구입해 돌아가는 알뜰 쇼핑족이 늘어난 탓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본이나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내달 7일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골든위크를 겨냥해 인기 아이돌 팬미팅 등 한류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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