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뒤 막 내리는 ‘5개월 황교안 대행 체제’
경제·안보 국정안정화 기여 평가…‘잠룡’ 대열 오르기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4일로써 닷새 뒤이자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오는 9일 막을 내린다.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출범된 지 152일 만이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열고 “(총리로 임명된 날부터) 지난 1년 10개월은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날들이었다”며 “다양한 정책현장을 돌아보고 여러 민생 현안을 챙기면서 각계각층 많은 분 만나서 사회 구석구석 얘기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한 순간들 머리에 떠오른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또 “대통령 궐위 기간 동안 최우선 목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국정 상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굳건한 안보를 다지는데 온힘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고 (선거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공정 선거 관리에 역량을 집중적으로 발휘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원만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정권 교체기에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전, 국민 안전 등 역점 분야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체계 구축을 지시하는 등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
그는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열리는 국무회의를 비롯,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확대·개편해 경제·사회·민생치안 등을 다루는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수시로 주재했다.
또 장애인·노숙인 거주시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복지 사각지대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서왔으며, 취약계층 보호에도 힘써왔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의 전국적 확산 추세도 조기에 진정시켰다는 평가다.
이러한 안정적인 국정 운영으로 황 권한대행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난 3월까지 보수 진영의 ‘잠룡’으로 불려왔다. 황 권한대행은 15%대 지지율로 보수 진영 주자 중 1위를 기록했고, 자유한국당에서도 ‘러브콜’을 수시로 해왔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원하는 팬클럽까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이후인 3월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제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의 9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황 권한대행은 “저는 정치에 가까운 사람은 아니다. 사임 후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가족에게 돌아갈 것이다. 내 건강도 챙기고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정치에 관해선 현안 처리하느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지금 단계에서 말씀 드릴 단계는 전혀 아닌 것 같다. 시간을 조금 (지켜)보겠다”라고 ‘정치 입문’에 여지를 남겼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