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삼성생명 금융지주 전환, 지배력 강화 목적 아냐"

김정주 금융위 사무관 출석...오너 일가 보유 지분 이미 충분

금융당국, 비밀리에 승인 검토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고려"

삼성생명이 오너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이미 높았기 때문에 지배권 확보를 위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삼성생명 빌딩.ⓒ데일리안

김정주 금융위 사무관 출석...오너 일가 보유 지분 이미 충분
금융당국, 비밀리에 승인 검토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고려"

삼성생명이 오너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이미 높았기 때문에 지배권 확보를 위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 승인을 비밀리에 검토한 것은 시장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한 것이었다는 언급도 나왔다.

김정주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7일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생명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에 동의했다.

변호인단은 이 날 재판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76%의 지분을 포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절반을 넘어 자회사도 자연스럽게 지배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력 확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해도 지배력 강화가 아닌 지배력이 유지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특수관계인 지분이 52%로 지배력이 충분히 높았다”며 “전환하게 되면 기존 52%가 70%로 된다는 것은데 지배권을 위해서는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도 삼성측 대주주 일가들이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다른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의미를 언급했다.

이에 김 사무관도 “삼성생명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다른데도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며 “그래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 없다”고 말하며 동의했다.

당초 김 사무관은 앞선 특검 측의 신문에서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 시도는 삼성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목적이며 본질이라고 밝혔었다.

김 사무관은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를 보안 유지 속에서 진행한 것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공개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고,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 이런 것을 검토하는 것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생명이 전자주식을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금액 자체가 워낙 커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시장 동요가 있을 수 있어서 보안 유지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검토한 이유도 “사안이 굉장이 크고 중대했고 최종 의사 결정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가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건을 청와대에 수시 보고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증언했다.

이 날 재판 전에 공개된 서증 조사 요약 본에는 “금융위가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한 것은 해당 건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