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헤쳐 온 조양호-권오준, ‘꽃길’ 걸을까?
경제사절단 통해 대미 사업진출 및 통상현안 해소 계기 마련
경제사절단 통해 대미 사업진출 및 통상현안 해소 계기 마련
지난해 연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곤혹을 치렀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근 경영정상화에 청신호를 켠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정부와 궤를 같이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꽃길’이다.
◆국정농단 둘러싼 의혹 나란히 ‘극복’
조 회장은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으로 그룹의 ‘육해공’ 가운데 한 축을 잃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 해명절차를 밟았고 같은 해 12월에 국정조사 청문회서는 정경유착의 주범인양 여야 국회의원들의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해야했다.
권 회장도 지난해 11월 차은택씨의 포레카 지분 강탈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대기업 CEO 가운데 가장 먼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또 회장 선임 과정에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 회장과 권 회장은 적극적인 해명으로 의혹에 대처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국정농단의 ‘희생양’임이 드러났다.
조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과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액을 적게 냈다는 이유로 해임된 정황을 언급했다. 한진해운의 파산도 구조조정 골든타임을 놓치고 후폭풍을 과소평가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10일 연임을 확정하는 주주총회에서 향후 3년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적극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순실씨가 3년 전 자신의 회장 선임 과정에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00% 허위사실”이라는 강경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후 권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이렇다 할 잡음이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경영정상화 청신호+경제사절단 동행...재계대표 위상 공고
이들을 둘러싼 의혹이 서서히 해소되면서 그룹의 경영 여건도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한진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208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6년 만의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다. 한진해운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면서 숨통이 트였다.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설립도 마무리 단계로 본격적인 수익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2조8443억원(연결기준)을 달성하며 5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리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2014년 이후 올해까지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 목표 149건중 지난해까지 126건을 완료해 5조8000억원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조 회장과 권 회장은 오는 28일부터 5일간 미국에 방문하는 문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에 동행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를 통해 재계 대표 위상을 공고히 하고 대미 사업 진출 및 통상현안 해소 계기를 마련할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방미에 앞선 23일 미국 LA에 73층짜리 특급 호텔 ‘윌셔 그랜드 호텔’ 개장식을 열 예정이다. 그룹은 대한항공의 여객사업과 함께 호텔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해당 호텔에 총 10억달러(약 1조103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내 투자유치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권 회장은 이번 방미기간 중 미국 정부 및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통상 문제와 관련해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최근 “이번 미국 방문은 통상 문제가 걸려있어 중요한 일정이 될 것”이라며 “한미관계 향상을 위해 철강업계가 뭘 할 수 있는지 고민 중으로 특히 통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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