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비켜간 '오피스텔'…금리인상·공급과잉 투자 '주의보'
올 1분기 강남권 오피스텔 수익률 5%선 무너져…수익률 하락세 여전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유동자금들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꾸준히 몰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부동산 대책에서도 오피스텔은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투자수요는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급과잉으로 인해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업계에서는 '투자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에 아파트 보다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오피스텔은 분양하는 곳마다 수 만 명이 청약에 나서는 등 뜨거운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책 발표 4일 뒤 분양했던 GS건설의 평촌자이엘라 오피스텔은 414실 모집에 1만1988건의 신청이 몰리면서 29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주택형은 84㎡P로 2실 모집에 2544명이 청약하며 1272대 1을 기록했다.
이어 공급한 현대건설의 경기도 광교신도시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역시 876실 모집에 1만8127건이 접수돼 평균 20.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오피스텔도 최고 경쟁률은 8실 모집에 1289명이 몰려 16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면적 83㎡에서 나왔다.
청약조정지역 아파트 전매가 제한되면서 전용 83~84㎡의 소형 아파트 대체상품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끈 것이다.
분양 전문가들은 이번 6·19 부동산 대책을 비켜간 오피스텔 시장의 분위기는 똑같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있었던 다음날인 20일 청약접수를 받은 GS건설의 경기 김포시 걸포동 걸포3지구 ‘한강메트로자이 오피스텔’은 200실 모집에 총 5000여명이 몰리며 25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오피스텔 사업시행사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아파트 전매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는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계약금 10%만 내면 원하는 타이밍에 분양권을 바로 팔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률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분양가도 점점 높아지면서 투자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은 1만5021실이 공급되며 전년 동기 대비 13.66%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7만여실이 넘는 물량이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공급물량은 적지 않다.
또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1865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3.3㎡당 1500만원에서 지난해 4분기 1600만원 선을 돌파한 이래 꾸준히 상승 추세다.
공급물량이 늘어나고 분양가가 높아지니 수익률은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있는 강남권 오피스텔의 1분기 임대수익률은 서초(4.79%), 강남(4.82%), 송파(4.51%) 순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5%선이 무너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책에서 빠진 오피스텔로 당장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오피스텔 청약 특성상 중복 청약도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계약까지 모두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금리인상으로 곧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미 앞선 투자자들은 시세 차익을 남기고 떠난 시장이라 ‘끝물’인 경우도 많다”고 평가했다.
반면 올 초 관망세를 보인 오피스텔 시장에 투자수요가 붙으며 일시적인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민영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수익률 하락과 금리 인상 탓에 투자 수요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았다”며 “강남권은 시장 특성상 여윳돈으로 소액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비중이 상당해 금리 변동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