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
올해 역대 최대치 경신...인텔·애플 등 경쟁사 추월
총수 부재 현실로 미래 먹거리 대비 부족...불안감 커져
올 한해 역대 최대치 경신하며 인텔·애플 등 경쟁사 추월
총수 부재 현실로 미래 먹거리 대비 부족...불안감 커져
삼성전자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속은 웃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연간 기준 최대 실적 경신까지 유력하지만 오너 부재로 인수합병(M&A)과 투자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비는 부족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60조원과 영업이익 14조원으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영업이익은 23조900억원으로 연간 최대 영업이익(36조7900억원·2013년) 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다. 매출도 상반기 110조원을 넘어서면서 2013년의 228조원 경신 기대감을 키웠다.
이러한 호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메모리반도체의 슈퍼사이클 진입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세운 디스플레이의 활약,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 등으로 호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러한 국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실적이 과거 몇 년전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준비해 온 결과물임을 감안하면 지금이 향후 몇 년 뒤를 위한 대비를 해야 할때인데 오너 부재로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 초 구속되고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까지 해체되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 및 투자를 제시할 수 있는 주체가 사라졌다는 것이 회사의 분석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도래로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가상현실(VR)·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다양한 신기술 및 신산업들이 등장하고 있어 신속한 의사 결정 및 대응이 필요하다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올해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는 거의 사라졌다. 지난 3월 약 9조원(80억달러)을 들여 인수를 완료한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은 이미 지난해 결정된 사안이며 최근 투자가 결정된 미국 현지 가전 공장은 미국의 통상압박 등으로 인한 다소 정치적인 결정이었다.
이는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 등을 인수하며 기술 개발과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때문에 현재의 투자 부재가 향후 3~5년 이후 실적 악화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의 우려다.
현재 스마트폰 등 IT기기와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날로 저하되고 있고 현재 호황을 맞는 반도체도 업 앤 다운(Up & Down)이 있을 수 밖에 없어 언제가는 꺾일 수 밖에 없는 만큼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어 자칫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2분기에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에 등극하고 애플을 넘어선 세계 최대 수익성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에 취할때가 아니라는 게 삼성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인텔은 최근 이스라엘 자율주행업체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하고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를 인수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가 최근 펼쳐진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적극 나서서 인수하는 성과를 거둔 것과 대비될 정도로 삼성전자의 투자 행보는 소극적이다 못해 조용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구축돼 있고 각 사업부문별 기술 및 생산 경쟁력도 높아 당분간 호 실적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4차산업혁명 도래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미래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 없이는 현재의 성과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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