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삼성-SK, 시스템반도체 육성 속도내는 까닭은?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 출범...삼성 연내 생산설비 증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로 메모리 의존도 낮춘다는 전략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 출범...삼성 연내 생산설비 증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로 메모리 의존도 낮춘다는 전략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쓰는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점 보완에 나선다. 메모리반도체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바탕으로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영역으로 경쟁력을 확대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100% 출자해 설립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가 이 날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지난 5월 신설된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한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부터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선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2위...시스템반도체 경쟁력 뒤져
양사는 메모리반도체에서는 세계 1·2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에서는 인텔 등 경쟁업체들에 뒤쳐져 있다. 따라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해야 하는데다 시스템반도체의 성장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커 더이상 메모리에만 몰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다양한 연산 및 정보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음성 센서, 통신칩 등이 이에 속한다. 스마트폰 등 각종 스마트기기의 성장과 IoT, AI, 자율주행 기술의 부상으로 향후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각 업체들별로 보유한 팹(생산시설)을 통해 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와 반대로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인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설계만 하고 실제 생산은 아웃소싱을 맡기는 형태인 팹리스(Fabless) 형태로 사업을 하고 있다.
◆파운드리 생산수요 꾸준히 증가....국내업체들은 미약
이 때문에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약 10.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8년 6.8%, 2019년 8.2%, 2020년 8.8% 등 매년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업체들의 파운드리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아 ‘반도체 코리아’ 명성에 어울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는 대만의 TSMC로 전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는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에 이어 4위에 그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액의 1%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양사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의 첫 단추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는 충북 청주 사업장에 200㎜ 웨이퍼 팹(M8)을 활용해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으로 현재 이 공장에서는 200㎜ 웨이퍼 기준 월간 10만장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부문 시스템LSI 사업부 내 조직을 승격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데 이어 연말까지 경기도 화성캠퍼스 S3라인에 10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1미터)급 생산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메모리반도체 2019년부터 역성장 가능성...반도체코리아 명성 위기감
반도체가 '슈퍼사이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사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발빠르게 나서는 이유는 향후 역성장 가능성이 있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반도체는 약 30%, 시스템반도체는 약 10% 안팎의 시장 성장율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오는 2019년 부터는 역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코리아'의 명성도 한때의 영광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종합반도체 1위 기업으로 등극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기인한 것"이라며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이는 한순간의 영광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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