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닮았던 상반기와 다른 하반기
수요 증가 대비 공급 부족한 반도체...D램·낸드 동반상승
LCD 가격 하락 속 OLED 수요 강세 지속...엇갈리는 DP
수요 증가 대비 공급 부족한 반도체...D램·낸드 동반상승
LCD 가격 하락 속 OLED 수요 강세 지속...엇갈리는 DP
올 상반기 수요 급증으로 동반 호황을 누렸던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는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하반기에도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디스플레이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요 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PC 고사양화, 기업용 서버 증설 경쟁,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4차산업 혁명 관련 시장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올 하반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D램·낸드 수요 강세 지속
이러한 가격 상승의 요인에는 수요 증가 뿐만 아니라 제한된 공급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D램의 경우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일부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공급이 쉽게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1년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130%, 낸드플래시는 50%나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의 올해 1분기 ASP는 각각 21.5%와 8.9%로, 2분기 ASP는 각각 19.0%, 5.0% 상승했다. IC인사이츠는 이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지난해 대비 63%와 33% 오르며 가격 상승률과 시장 규모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낸드플래시 설비투자 경쟁에 나서면서 향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 공장들이 양산에 들어가 공급과잉 이슈가 부각되려면 2~3년의 시간은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타당한 상황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공급이 어느정도 늘어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몇 년 더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OLED 표정 엇갈리는 디스플레이
이와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와 동반 가격 상승세를 보여온 디스플레이는 다소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에 채택이 늘어나고 TV 판매도 증가하는데 힘입어 수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스마트폰 등 중소형 제품에서의 비중 축소와 업체들의 대형패널 생산캐파(생산능력)로 가격이 점차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대형 패널의 경우, 올해 새로 추가되는 생산캐파의 60% 이상이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당초 예상치보다 많은 출하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새로 추가된 월간 대형 LCD 패널 생산능력은 10만장으로 당초 예상치(8만5000장)보다 1만5000장 늘어난데 이어 하반기에는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월 평균 10만5000장과 9만장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츠뷰가 집계한 7월 하반월(20일) 기준 55인치·50인치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LCD 패널 평균 가격은 215달러와 172달러로 2주전에 비해 각각 3달러와 1달러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 하반월 가격이 각각 223달러와 176달러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약보합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LCD 패널 가격은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말 (6월 20일) 기준 55인치와 50인치가 각각 187달러와 124달러에 불과했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최근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OLED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업체들의OLED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LCD의 하락세가 불가피한 만큼 무게 중심을 점차 OLED로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데 하반기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BOE 등 중화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패널 생산캐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내년부터 가격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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