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기시감 드는 KIA, 최규순 사태 꼬리 자르기?


입력 2017.08.30 00:19 수정 2017.08.30 07:4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이제 막 시작된 검찰 조사, 자체 징계위원회

심판 매수 혐의 전북 스카우트, 지난 6월 자살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 연합뉴스

“이번 사안에 대해 KIA 타이거즈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해당직원을 상대로 징계위원회를 진행 중입니다.”

최규순 전 심판에 대한 금품 제공 사실을 인정한 KIA 타이거즈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KIA는 29일 “프로야구 팬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며 “KBO 심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KIA타이거즈 구단이 연루된 데 대해 KIA타이거즈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KIA타이거즈 직원 2명은 최근 KBO 심판과 관련된 검찰 수사 도중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라면서 “직원 2명은 금전을 빌려달라는 KBO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 100만원씩 각 1회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금품을 제공한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다. 현재 검찰은 이들 2명의 직원을 소환해 조사에 임하고 있다. 돈을 건넨 실질적 행위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뤄지는 조치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KIA 구단의 태도다. 해당 직원이 최규순 심판에게 돈을 건넨 것을 마치 개인적 일탈 행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가 아니라면 징계위원회를 열 하등의 이유가 없다. 즉, 꼬리 자르기로 비춰지는 까닭이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이다.

K리그 전북 현대의 한 스카우트는 지난 2013년, 심판에게 유리한 판정을 부탁한다며 돈을 건넸고, 지난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해당 스카우트는 14년 동안 몸담았던 전북 구단을 떠났다.

당시 축구팬들은 해당 스카우트가 아닌 전북 구단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일개 스카우트가 개인적인 판단과 이유로 심판을 매수해 취할 이득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스카우트는 지난 6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이번 최규순 사태는 구단 측이 아닌 심판이 먼저 돈을 요구한 사건이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극히 사적인 관계에 의한 돈 거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시작된 검찰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져 진상을 완벽히 파악해야 한다. 애꿎은 제2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곤란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