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선임 절차 문제삼는 노조…인선 변수되나
KB금융 노조 "회장이 뽑은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 선출은 회전문 인사" 비판
사측 "경영승계규정 준수" 반박…11월 회장 인선 놓고 갈등 고조 불가피
KB금융 노조가 윤종규 회장의 연임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경영진에 유리한 회장 선임 절차가 회전문 인사에 다름없다며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측은 사규에 적시된 경영승계과정을 준수하는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인선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를 등에 업은 노조의 경영권 개입 정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 노동조합 협의회는 5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사태이후도 (회장인선과 관련해) 깜깜이 절차와 날치기 일정이 여전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측은 현재 회장선임 절차가 회장이 선임하거나 연임을 보장받은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라는 주장이다.
앞서 KB금융은 윤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20일 만료되면서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를 통해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마련한 경영승계규정에 따라 윤 회장을 포함한 내부출신 18명, 외부인 5명 등 총 23명의 후보군을 압축해 이달 말까지 회장 후보 선임을 완료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은 오는 8일 확대위 회의를 열어 후보군 평가를 통한 최종 3인을 선별할 계획이다. 하지만 KB노협이 회장 선임절차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사측과의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이다.
KB노협 관계자는 "현재 KB금융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제왕적 최고경영자(CEO)"라며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미 공시된 경영승계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경영승계규정에는 회장 임기만료의 2개월 전부터 승계절차를 진행하도록 하는 등 최소한의 기간을 명시했을 뿐 아니라 후보자군을 확정할때 윤 회장과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 등의 내부 이사진을 배제했다는 것이 사측의 주장이다.
이에 KB노협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 역할을 해야할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한만큼 노조가 직접 우리사주 위임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체적으로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해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B금융 노협은 새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에 노조 추천으로 현대증권 사외이사로도 일한 바 있다.
박홍배 전국금융노조 KB 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KB 금융 주주로서 지주 정관, 이사회 관련 규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윤 회장의 연임 여부가 노조측의 사외이사 추천으로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사실상 연임이 확실시됐던 윤 회장의 연임이 노조측의 강경한 반대로 상황이 급반전됐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동자 추천이사제가 도입되면 윤 회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노조측에서는 경영 견제를 통한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경영권 침해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하느 만큼 KB금융의 선택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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