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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문근영 "좀 더 철없이 살 걸 그랬어요"


입력 2017.10.30 09:07 수정 2017.10.30 09:32        이한철 기자

어느덧 30대, 투병 후 달라진 가치관 눈길

"스스로 기회 찾고 행동하는 사람 될래요"

문근영이 영화 '유리정원'으로 오랜 만에 영화 팬들과 만나고 있다. ⓒ 나무엑터스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야겠어요."

문근영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이 한창이던 지난 2월 급성구획증후군이 발병해 수술을 받았다. 공연은 중단됐고 수술은 네 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7개월간에 걸친 공백 기간은 문근영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줬다.

특히 문근영은 20대를 돌아보며 "좀 더 나이답게 철없이 살아도 됐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동안 스스로 포기하고 접어버린 일들이 많아요. 정말 사소한 것들이죠. 예를 들면 여행가고 싶은데 이것저것 고민하다 관두고, 도자기나 스킨스쿠버를 배우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여러 가지 생각할 게 많아 스스로 접었어요."

그러면서 문근영은 "아프고 난 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야겠다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근영은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마음까지도 전부 사라진 기분이다. 예전엔 중요하게 여긴 것들도 이젠 달리 보인다"고 덧붙였다.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먼지보다 못한 일이야'라는 말이죠. 우주에서 우릴 보면 그렇지 않을까요."

문근영이 급성구획증후근을 겪은 이후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 나무엑터스

아픔을 딛고 25일 개봉한 영화 '유리정원'(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으로 돌아온 문근영은 "많이 좋아졌다. 컨디션도 회복했다"며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유리정원'은 최근 막을 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먼저 공개됐다. 출연작으로 처음 영화제에 초청받은 문근영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긴장하고 부담스러운 감정도 있었지만 뿌듯한 기분이 더 컸다"고 돌아봤다.

문근영은 엽록체를 연구하는 과학도로, 자신이 나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인물이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산속 유리정원에서 자신의 실험을 계속해 나간다.

"극의 분위기가 묘했어요. 개인적으로도, 배우로서도 흥미롭고 욕심이 났어요. 촬영이 끝난 지 벌써 1년이 더 지났지만 그 기억은 지금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감독님과 나눈 수많은 대화, 감독님과의 작업이 좋았죠."

문근영이 '국민여동생'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 나무엑터스

문근영은 '미래'를 이야기하던 도중 여배우 메릴 스트립과 문소리의 이름을 꺼냈다.

"메릴 스트립은 늘 당당해요. 어떤 역할이든, 어떤 작품이든 해낼 것 같아요. 얼마 전 문소리 선배님이 영화(여배우는 오늘도) 연출한 걸 보고 '멋있다'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반성도 했어요."

문근영은 "나는 주어진 대로만 하려고 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찾아가고, 고민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기회와 가능성을 스스로 넓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1999년 어린 나이에 데뷔한 문근영은 어느덧 18년차 배우가 됐지만 여전히 문근영 하면 국민여동생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문근영은 "사실 연기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이미지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고 이것이 내 연기생활에 크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짐이면 짐일 수도 있고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숙제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확실히 예전보다는 생각하는 것이 편해진 것도 있어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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