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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국 주류②] 적수 없는 한국 소주...동남아 시장 훨훨


입력 2017.11.23 06:00 수정 2017.11.22 21:23        최승근 기자

증류주 시장에서 알코올 도수 20도 안팎 제품으론 유일…가성비도 높아 소비 트렌드 부합

동남아 수출, 최근 3년 새 59% 급성장…주요 시장으로 급부상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이 정도 가격에 이런 품질을 갖춘 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와도 딱 맞는 술이지요.”

우리나라 국민 술로 통하는 ‘소주’가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누비고 있다. 소주는 보통 알코올 도수 40도가 넘는 세계 증류주 시장에서 유일하게 20도 안팎의 낮은 도수를 자랑한다. 높은 도수의 증류주에 비해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낮은 도수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세계 소비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진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 지역 소주 수출량은 5717톤으로 2013년 대비 59.1% 성장했다. 전 세계에 수출되는 한국 소주 중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비중도 2013년 4.6%에서 지난해 8.2%로 3.6%p로 급증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소주 수출이 급증한 이유는 한류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소주의 소비층이 교민 및 한국 관광객에서 현지인 소비자들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지역 주요 국가들의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주류 소비량도 늘어날 것으로 본 국내 주류기업들이 다양한 현지화 전략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세계 증류주 시장에서 알코올 도수 20도 안팎의 제품은 소주가 유일하다”며 “현지 제품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탄산수나 탄산음료와 함께 마시는 프리미엄 주류로 인식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수출실적은 5년 만에 약 4배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수출금액은 13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으나 2012년 이후 41.3%, 31.6%, 106.6%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93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252만 달러)을 이미 넘어섰으며 연간 매출액도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현지법인 하이트진로베트남은 지난 10월 수도 하노이 시내에 한국식 실내포차형태의 ‘하이트진로포차’ 1호점을 오픈했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지 주류에 비해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주의 인기는 상승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베트남은 내년에 진로포차 2호점을 열고 2020년까지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대해 직영점을 포함해 매장 수를 20개 이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홍보와 현지 소주판매기반을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베트남은 2020년까지 연간 1000만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소주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도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의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태국에서는 2011년 싱하맥주를 생산하는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었다.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DFS면세점에 증류소주인 ‘오츠(乙)’와 ‘참이슬’을 입점시켰다. 창이 국제공항은 연간 약 5200만명이 이용하는 허브공항으로 면세 매출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 두바이 공항에 이은 3위 규모다.

하이트진로는 2015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공항 면세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 말레이시아 라부안섬 등 총 5개국 공항 면세점에 진로소주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소주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동남아시아 시장은 한류문화 등 소주의 세계화를 위한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라면서 “이 지역을 시작으로 아시아 전체와 미주, 유럽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진로포차 외부 전경.ⓒ하이트진로

롯데주류는 90년대 후반 ‘경월’이라는 이름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중국과 미국 시장으로 꾸준히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프리미엄 증류식소주 대장부를 출시하고 대만과 캐나다 수출을 시작했다.

소주는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수입맥주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국산맥주를 비롯해 위스키, 막걸리 등에 비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주류업계 맏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 때는 소주가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올드한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도수를 낮추고 과일, 탄산 등과 결합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젊은 세대로 소비층이 확대된 덕분이다. 여기에 아이유, 이효리 등 인기 여자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보면서 젊은 술로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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