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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수에 함박웃음 유통가…재래시장은 '한숨'


입력 2018.02.05 15:26 수정 2018.02.05 16:06        김유연 기자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 작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

재래시장, 김영란법 개정 이후 소비자 발길 끊겨

ⓒ롯데백화점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법) 개정 이후 첫 명절인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계와 재래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업계는 지난해에 비해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신선식품 설 선물세트 매출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통시장의 체감경기는 오히려 작년 보다 못하는 분위기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7% 증가했다.

농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15.3%, 수산은 19.9%, 축산은 14.3% 각각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은 작년보다 36.5% 늘었다. 상품군별로는 한우(48.1%), 사과 ·배(41.2%), 갈치(40.7%), 자연송이(39.5%)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5만~10만원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171.3%로 가장 높았고, 30만원 이상대와 1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각각 60.1%, 10.7% 신장했다. 반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2%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 판매 매출이 전년 설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축산(31.3%), 수산(51.3%), 농산(51.7%), 주류(22.6%) 등 작년에 주춤했던 주요 부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홍삼과 건강보조식품, 수입산 차가 대부분인 건강·차(-9.4%) 장르는 작년보다 매출이 감소했다.

이러한 매출 호조세는 김영란법 개정으로 농축산물 선물의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선물세트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릿수 증가했다"며 "법인고객의 경우 작년 설에는 5만원 이하의 와인이나 생활필수품 등 공산품 선물세트 구매가 많았지만 올해는 한우·청과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집중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재래시장은 이같은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 김영란법 개정 이후 유통업계가 10만원 이하 고급형 실속세트 구성을 대폭 늘리면서 백화점과 마트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한파까지 겹치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서울 신림동 신원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김영란법 개정이 재래시장에는 더 손해다"면서 "선물 상한액이 10만원대가 되면 소비자들이 카드 할인, 선물 포장 등을 생각해 백화점, 마트 쪽으로 붐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재래시장이 대형마트 보다 물가가 더 저렴함에도 소비자들은 연일 이어지는 한파로 인해 장보기가 더 편리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선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근처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설 대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한파까지 이어지면서 상인들 걱정이 크다"면서 "재래시장도 소비자들이 조금 더 따뜻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장을 볼 수 있도록 시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재래시장(서울 경동시장)에서 4인 기준, 35개 품목을 구매하는 데 21만9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준으로 대형마트에서는 28만7000원이 필요해 재래시장 대비 28%가량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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