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수능 수학가형 ‘기하’ 제외 논란
교육부 수능출제범위 발표 “학생 부담 최소” 초점
미국·영국·일본 대입서 ‘기하’ 강조. 우리만 역행?
교육부 수능출제범위 발표 “학생 부담 최소” 초점
미국·영국·일본 대입서 ‘기하’ 강조. 우리만 역행?
교육부가 28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출제범위를 발표하고, 시·도교육청 및 일선 고등학교에 안내한 가운데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제외됐다.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는 정책연구와 학부모·교사·장학사·대학교수·관련 학회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7개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 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했다.
그 결과 수학 가형의 출제범위가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로 결정됐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수학 ‘기하’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기하를 출제하는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과 수험생 부담 완화라는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하’가 모든 이공계의 필수과목으로 보기는 곤란하며, 대학이 모집단위별 특성에 따라 필요 시 학생부에서 기하 이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설문조사에서 ‘기하 출제 제외’ 의견이 다수였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했다”고 밝혔다.
이과 학생들의 수능 시험인 가형에서 기하를 제외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별로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교육과정 개편으로 뒤처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이하 수총)는 지난 25일 미국·영국·호주·싱가포르·일본 5개국의 수학분야 대학입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5개국 대학입시의 수학 출제범위는 기하와 벡터를 포함한 심화된 수학 교과 내용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수총은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자연계 학생만 배우고 있는 ‘공간벡터’의 내용을 인문계 학생들도 배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문과 시험을 응시하는 학생들도 삼각함수, 미분·적분 뿐 아니라 심화 수준의 수열과 공간벡터 내용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총은 미국은 고교 심화학습 과정인 ‘AP 코스’에서 기하 과목 기반의 문제가 출제되며 영국도 최근 대입 시험(A레벨)을 개정해 기하를 포함한 필수응시 영역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수총은 “수험생 모두가 배워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기하 과목을 배우고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규탄 성명을 내고 “대학수학을 위해서는 기하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기하를 필요로 하는 이공계는 기하를 배우지 않으면 수업을 할 수 없다”며 “기하를 제외하더라도 실질적인 학습부담 경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수능에서 기하를 제외하지만 내신에서는 기하를 배우므로 학습량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번 출제범위 선정에 대해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원칙적으로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동일하도록 하되, 교육과정 개정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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