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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앞에서 작아지는 이탈리아 축구


입력 2018.04.05 10:35 수정 2018.04.05 15:49        데일리안 스포츠 = 진지수 객원기자

유벤투스 이어 AS 로마도 스페인 만나 패배

AS 로마도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스페인 축구가 다시 한 번 이탈리아에 비수를 꽂았다. 경기 전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스페인의 두 거함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각각 유벤투스와 AS 로마를 상대로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세 골 차로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시작은 레알이었다. 레알은 지난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멀티골을 가동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맹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기록이다. 1962-1963시즌 이후 무려 51시즌 만에 유벤투스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게다가 홈 절대 강자이자 탄탄한 수비벽을 자랑하는 유벤투스의 난공불락 포백 라인을 한없이 무너뜨렸다.

그리고 다음 날은 바르셀로나의 차례였다. 5일 새벽 캄 노우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레알과 달리 바르셀로나는 운이 좋았다. 경기 초반 로마가 의외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압박했고, 데 로시와 마놀라스가 연속해서 자책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레알과 바르셀로나 모두 스페인을 대표하는 강호다. 그리고 두 팀 모두 지난 시즌 나란히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한 유벤투스와 로마를 상대로 세 골 차 승리를 따냈다. 외인들이 대거 포함된 선수진이지만, 스페인 클럽과 이탈리아 클럽의 맞대결에서 스페인 클럽이 대승을 거두며 상대에 비수를 꽂았다.

한 때 세계 최강으로 불렸던 이탈리아 세리에A는 최근 스페인 팀만 만나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중 가장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클럽은 역시나 유벤투스다.

유벤투스는 지난 세 시즌 동안 두 차례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3번의 결승전 당시, 유일하게 스페인 클럽이 아닌 자격으로 대회 결승에 진출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2패였다. 2014/2015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를 준결승에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지만, 바르셀로나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 시즌에는 바르셀로나를 8강에서 대파하며 기세를 이어가 결승까지 도달했음에도 다시 한 번 레알에 1-4 패했다.

그리고 올 시즌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의 마지막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끝내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페인 클럽들의 대세론이 이미 유럽 무대를 장악한 상태였지만, 여러모로 뼈아픈 패배다. 로마 역시 스페인 클럽 앞에서는 꼼짝하지 못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고, 결과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자존심 대결에서의 패배는 물론, 2010년 이후, 이탈리아 축구 자체가 스페인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판국이다. 시작은 2012 유럽 선수권대회였다. 조별 예선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결승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스페인에 0-4로 패했다. 1년 뒤 치른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스페인은 이탈리아를 꺾고 대회 결승에 안착했다.

2016년 유럽 선수권대회에서는 콩테 감독의 지휘 아래, 스페인을 2-0으로 제압하며 대회 8강에 안착했지만,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는 1차전 무승부에도, 지난해 9월 열린 스페인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했고 이는 월드컵 지역 예선 탈락의 도화선이 됐다.

올 시즌 조별 예선에서 로마가 스페인의 자존심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비수를 꽂은 점은 고무적이지만, 스페인 대세론을 반영하듯 이탈리아 클럽들은 이번에도 스페인 클럽과의 자존심 맞대결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미 대표팀마저 1958년 대회 이후 60년 만에 스페인에 밀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리그 내 대표 강호인 유벤투스와 로마마저 스페인의 두 거함에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진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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