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채소값에 식당주인 '울상'…밥상물가 '비상'
임금·임대료 인상에 물가인상까지 '이중고' 호소
채솟값 폭등…외식비·서비스 요금까지 인상 우려
"5개에 2000원 하던 감자가 요즘은 한 개에 2000원하네요. 임대료, 최저임금도 오르고 손님은 줄고 장사하기 너무 힘드네요."(서울 합정동 감자탕 가게 주인 A씨)
최저임금 도입과 치솟는 물가인상으로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겨울 이상 한파 탓으로 채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채소값까지 폭등하면서 밥상물가까지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채솟값이 폭등하면서 외식비나 서비스 요금까지 덩달아 올라 서민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고 있지 않다 보니 상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10월(1.8%)이후 최대다. 품목별로는 농산물값이 8.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은 채소류다.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8.4% 올랐다. 특히 감자(76.9%), 고춧가루(43.1%), 무(41.9%), 호박(44.0%) 가격의 상승폭이 컸다.
이처럼 감자를 비롯한 채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서울 합정동에서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감자조림, 감자볶음, 닭볶음탕 등 감자가 주재료인 반찬이 많이 팔리는데 감자 가격이 오르면서 다른 메뉴로 대체했다"며 "요즘 채소 가격이 안 오른 게 없어 장 보러 가기가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채소를 주원료로 하는 뷔페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업체들은 가뜩이나 최저임금 역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상승까지 겹쳐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치솟는 물가인상으로 인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가격인상을 피하려면 간편한 조리음식으로 대체하거나 셀프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채소 가격의 상승이 외식비나 서비스 비용 인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실제 올해 초부터 식품 프랜차이즈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이라는 이유로 가격을 올리거나 중량을 줄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가격인상을 단행한 업체들의 경우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을 주 원인으로 꼽았다"며 "채소 가격이 폭등할 경우 중량을 줄이거나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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