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개선…한국 방문한 개별 관광객 증가
유커 귀환 기대감에 면세점·백화점 업계 분주
얼어붙은 한중관계가 풀리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관광객(싼커)이 돌아오면서 면세점들은 모처럼 활기를 찾았고, 명동거리 일대 상인들은 단체 관광객(유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분위기는 불과 한 달전과 비교해 사뭇 달라졌다. 거리 곳곳에서 여행가방을 끌고 구경을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이 제법 눈에 띄었고, 중국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주요 상점엔 중국어 가능자 알바 공고가 걸려 있었다. 명동 메인거리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노점에도 음식을 주문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실제 3월 한 달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광관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가까이 증가해 4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기록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지역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관광 주무부처인 문화여유부는 지난 3일 베이징과 산둥성에 이어 후베이성 우한 지역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충칭 지역도 현재 단체관광 허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체관광 허용 지역은 늘어날 전망이다.
유커의 귀환 소식에 상인들도 들떠 있었다. 명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박모 씨는 "최근 2주 사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모처럼 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상인들의 기대감도 커진 분위기"라며 "유커들이 다시 한국을 찾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상인들 사이에서 강하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전소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의 증감 현황을 잘 보여준다. 한때 명동내 일부 환전소는 사드 여파 이후 유커 발길이 끊기면서 문을 닫기도 했다. 아직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점차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환전소 주인들도 한껏 부풀어 있는 모습이다.
명동에서 환전소를 운영 중인 김모 씨는 "한동안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는데 일주일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길게 줄을 섰던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불과 일 년 전 사드 보복 직후와 비교하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업계는 유커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한중관계 개선으로 사드 보복 조치가 곧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나왔지만 여전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 최근 개별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또 한번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업계는 유커 증가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유커의 유입에 대비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조만간 한한령이 풀어지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돌아오는 유커를 맞이할 준비와 마케팅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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