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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내수부진 뚫어라"…해외판로 넓히는 제약업계


입력 2018.06.14 06:00 수정 2018.06.14 05:35        손현진 기자

지난해 국내 의약품 수출액, 전년 대비 12.3% 증가…바이오시밀러 비중 커

유럽서 활약하는 국산 바이오시밀러들…'현지화' 위한 해외법인 설립도 잇따라

의약품 내수시장이 연 1~2%의 저성장에 머무르면서 해외시장을 파고드는 국내 제약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의약품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LG화학

의약품 내수시장이 연 1~2%의 저성장에 머무르면서 해외시장을 파고드는 국내 제약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수출국가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현지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해외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27억2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로, 2016년 대비 12.3% 증가했다. 이 중 바이오시밀러 수출액은 8억2000만달러로, 의약품 수출액의 30%에 달했다.

국내 의약품이 가장 많이 수출된 지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제약시장인 유럽이다. 올해 1~4월 기준 수출액이 3억7600만달러(약 4043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1.3% 급증했다. 이밖에도 아세안, 중국, 일본, 중남미 등 신흥시장과 미국이 뒤를 이었다.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유럽을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제 램시마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3개 주력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유럽 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유럽시장에서 52%의 점유율을 달성하면서 오리지널약 '레미케이드'를 뛰어넘었다. 또 작년 2분기 론칭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는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6%를 기록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제품. ⓒ셀트리온

후발주자인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MA) 판매 승인 이후 3개월 만에 영국과 독일에서 론칭하는 데 성공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 내 램시마 처방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고, 이러한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후속 제품인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3월 '온트루잔트'를 유럽에서 발매한 데 이어 올해 10월 '임랄디' 출시도 앞두고 있다. 온트루잔트는 허셉틴, 임랄디는 자가면역질환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앞서 상용화한 '플릭사비', '베네팔리'까지 더하면 총 4개 제품을 유럽에서 판매하게 된다.

유럽에선 의약품 판매가 대부분 입찰 수주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요 의약품 입찰 시기가 2분기에 몰려있는 만큼 국산 바이오시밀러 수출 실적은 향후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에 법인을 세워 현지 R&D(연구개발)와 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기업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현지 법인인 '유한USA'를 설립했다. 법인장은 최순규 유한양행 연구소장이 겸임한다.

유한USA는 현지 바이오벤처의 유망한 기술을 발굴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파이프라인 성공률을 높여간다는 구상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안에 미국 보스턴에도 추가로 현지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세워 차세대 백신 개발에 나섰다. GC녹십자는 그동안 기초백신 분야에서 성과를 내왔지만 큐레보를 통해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큐레보는 올 하반기에 대상포진백신 'CRV-101'의 미국 현지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감염병 전문 연구기관인 이드리(IDRI·Infectious Disease Research Institute)와 기술적, 인적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큐레보는 별도 법인 형태로 설립된 탓에 외부와의 협력이나 투자 유치 등도 개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제약사가 이른바 글로벌 제품을 만드는 데 미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라며 "거대 다국적 제약사가 몰려 있고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기준으로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 그밖의 시장으로 발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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