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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론-상] 가격·점유율 하락...반도체코리아 위기 맞나


입력 2018.07.25 06:00 수정 2018.07.25 07:25        이홍석 기자

D램·낸드 동반 하락 심화...공급 과잉에 중국 추격 우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악재

최근 2년간 초호황을 지속하며 국내 수출과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 산업이 최근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과 점유율이 동반 하락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까지는 버팀목 역할을 지속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코리아 파워가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이 절실하다.[편집자 주]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D램·낸드 동반 하락 심화...공급 과잉에 중국 추격 우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악재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면서 반도체 코리아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가격과 점유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수출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산업마저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공급과잉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년간 반도체 호황의 원동력이었던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및 점유율 약화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하반기 가격 추가 하락 우려...내년 큰 위기 도래 가능성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6달러까지 올랐던 8기가비트(Gb) DDR4 D램 제품 6월 말 기준 8.6달러까지 내린데 이어 이 달 들어서는 8달러 선마저 무너진 상태다.

가격 하락과 함께 점유율 하락도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4.9%로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져 온 45% 선을 내준 상태다. 특히 모바일 D램의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으로 반도체 슈퍼호황이 차츰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3차원(3D) 공정 안정화로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가격 하락이 이뤄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56기가비트(Gb) 32x8 멀티레벨셀(MLC) 제품 가격은 13.3달러로 지난해 9~10월 14.3달러에 비해 1달러나 하락한 상태다.

특히 하반기에는 이러한 공급과잉이 심화돼 가격 추가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지속돼 수익성 악화와 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까지는 어떻게든 시장이 유지되겠지만 내년부터는 더 큰 위기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을 보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중국 수출 비중이 40%를 넘는 반도체 수요에도 악영향 가능성이 나온다. 또 당장은 아니지만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인한 추격도 점차 거세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장비업체들은 각 사별로 상황에 차이가 있지만 시장 악화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가 줄어드는 것에 우려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8GB LPDDR5 D램 패키지 사진.ⓒ삼성전자
급격한 하락 반전 없다지만...반도체 기대치 낮춰야

사실 반도체 초호황 슈퍼사이클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전부터 제기돼 와 현재의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앞으로 초호황이 지속되기는 어렵지만 급격한 하락 반전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호황을 구가할 당시 올해부터는 반도체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한 수급환경 변화로 다소 업황이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와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공급 과잉 우려까지 제기됐었다.

하지만 올 들어서도 모바일뿐만 아니라 서버 등에서 D램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공급과잉이 발생하더라도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초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불황으로 바로 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2~3년간은 시장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며 “이 기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반도체에 걸어왔던 기대감을 낮출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국내 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져 의존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반도체 실적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등장한 장기 호황 전망은 다소 수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재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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