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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 축소에 美 다음 스텝 '주목'…비핵화 조치는 '아직'


입력 2018.09.10 15:09 수정 2018.09.10 16:23        박진여 기자

ICBM 등 전략무기 대신 주체무기 등장…트럼프 "땡큐 김정은"

'한반도평화' 긍정 신호…"北, 비핵화 '말보다 행동' 보여야"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9월 9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ICBM 등 전략무기 대신 주체무기 등장…트럼프 "땡큐 김정은"
'한반도평화' 긍정 신호…"北, 비핵화 '말보다 행동' 보여야"


북한이 정부수립 70주년 기념행사인 '9·9절' 열병식을 축소하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간접적인 메시지를 드러냈다.

조선중앙TV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9·9절 기념 열병식 모습을 하루가 지난 10일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평양에서 1만2000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해 경축 열병식을 개최했다. 주목됐던 전략무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형 '주체무기'가 등장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지난해 선보였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내보이지 않고, 열병식 생중계 장면을 생략했다. 올해는 정부수립 70주년으로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整週年·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기는 했지만 따로 연설은 하지 않았다.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9월 9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열병식에서 등장한 북한의 신형 152㎜ 자주포. ⓒ연합뉴스

9·9절은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로 이번 열병식 계기 체제 선전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군 70주년 열병식보다 축소된 규모로 저강도 행사로 평가된다.

당시 건군절 열병식에서는 새로운 전략무기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과 ICBM급 화성-14형이 동원돼 위기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대미 위협용 전략무기가 공개되지 않은 대신, 신형 대전자로켓 불새-3·신형 152mm 자주포 등 '주체무기'가 등장했다. 이는 북미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미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북한이 타협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의 열병식 축소 동향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 열병식을 관통한 주제는 평화와 경제발전이었다"라면서 늘 전개됐던 핵무기가 이번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매우 크고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9월 9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도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 있어 북한의 긍정적인 메시지로 해석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9·9절 열병식과 관련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좋은 메시지를 보여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형 ICBM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을 등장시켜 핵무력을 내세운 북한이 이번에 전략무기의 기술력 과시를 자제하면서 핵 협상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한계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연내 종전선언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본격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증명하는 '행동'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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