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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배당은 OK?…외화 벌어 일본에 또 배당 책정한 롯데면세점


입력 2018.09.17 06:00 수정 2018.09.17 15:36        최승근 기자

면세점 등 호텔롯데 840억 적자에도 일본 주주들에 200억 배당

신동빈 회장의 일본 이미지 탈피 노력에도 불구, 배당 몰아준 탓에 일본 프레임 여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전, 롯데면세점 본점 설화수 매장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데일리안

롯데면세점 등을 운영하는 호텔롯데가 적자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배당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에서 면세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관광객으로부터 벌어들인 외화로 일본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데 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수 밖에 없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롯데는 8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3232억원, 2016년 30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4000억 가까이 영업이익이 감소한 셈이다.

호텔롯데의 주요 사업 중 호텔과 골프장 사업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데다 캐쉬카우였던 면세점마저 영업이익이 급락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 그동안 면세점이 거둬들이는 영업이익으로 호텔롯데의 부진을 상쇄해왔지만 면세점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이다.

호텔롯데에서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이 가장 큰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5억원의 역대 최저 영업이익을 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3843억원, 3301억원의 영업익을 냈던 것에 비해 100분의 1 수준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은 0%에 가깝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방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매장 임대료와 여행사 등에 제공하는 수수료가 크게 오른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 면세점 상품 매출은 4조624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중국 보따리상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매출은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서도 지난해 배당액은 2016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당 200원씩 총 204억3500만원에 달한다. 2015년의 경우 총 255억4400만원을 배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같은 수준의 배당액을 책정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2016년과 같은 금액의 배당액은 책정됐지만 실적 악화를 이유로 실제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있지만 최대주주(상반기 말 기준)는 일본롯데홀딩스로 19.07%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를 비롯해 일본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합치면 99.18%에 달한다.

호텔롯데 자사주 0.17%와 부산롯데호텔 0.55% 등 일본주주 외 지분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지배구조로 인해 호텔롯데가 배당하는 금액은 대부분 일본주주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면세점을 대표적인 외화벌이 업종으로 규정하지만 정작 롯데면세점의 경우 그 비용을 대부분 일본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하면서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같은 배당 성향 탓에 여전히 일본 프레임을 벗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면세점을 비롯해 호텔롯데의 실적 악화로 한국 롯데의 지주사 전환 작업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상장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신 회장이 추구하는 완벽한 지주사 체제 구축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다음 달로 예정된 2심 선고에서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다고 해도 호텔롯데 상장까지는 상당 부분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면세점 측은 "호텔롯데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주주에 최소한의 배당만을 진행해 오고 있다"며 "이익이 증가했을 때도 일본 주주에 배당을 늘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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