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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애고 늘리고"…패션업계 브랜드 구조조정 가속화


입력 2018.09.30 06:00 수정 2018.09.29 20:50        손현진 기자

패션업계 '탈 아웃도어', '토탈화' 바람…불황 해법 마련에 전력투구

부진한 브랜드 철수 속도…'선택과 집중' 전략도 다변화

패션 성수기인 겨울 시즌을 앞두고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빈폴아웃도어에서 스포츠 브랜드로 변모한 빈폴스포츠 모델 트와이스(사진). ⓒ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 성수기인 겨울 시즌을 앞두고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브랜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내수 부진으로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는 과감히 개편하고, 고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 등 차기 생존 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한섬 등 패션업체들은 브랜드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변화의 방향은 '탈(脫) 아웃도어'와 상품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구비하는 '토탈화'로 요약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달 빈폴아웃도어를 '빈폴스포츠'로 개편했다. 브랜드명 변경과 함께 애슬레저·스포츠 관련 상품을 강화하면서 한 달 만에 고객 유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빈폴스포츠가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 간 판매추이를 조사한 결과, 전속모델인 걸그룹 트와이스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00만 뷰를 돌파했다. 또 전체 고객 중 20대 유입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등 브랜드 변신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용선 빈폴스포츠 팀장은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변화를 위해 젊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을 빈폴스포츠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구성했으며, 모델인 트와이스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와 잘 매칭돼 20대 젊은층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섬은 여성복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타임', '시스템'과 함께 남녀 토털 프리미엄 브랜드를 갖추기 위해 남성복인 '타임옴므'와 '시스템옴므'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두 브랜드는 이번 FW(가을·겨울) 시즌에 맞춰 '더 젠틀' 및 'SSC' 등 신규 라인을 각각 선보였다. 타임옴므의 '더 젠틀'은 비즈니스 캐주얼에, 시스템옴므의 'SSC'는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타임옴므와 시스템옴므를 통해 국내 남성 패션시장을 선도하는 상품 기획과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선보여 남성 '패피(패션피플)'에 한 발 앞선 트렌드를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올해 두 브랜드의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높인 1200억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타임옴므와 시스템옴므 매출은 유통망 확대 없이도 전년 대비 10% 이상 신장해 사상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5년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섬의 새로운 주력 브랜드 '더 캐시미어' 플래그십 매장. ⓒ한섬

한섬은 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더 캐시미어'를 주력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더 캐시미어가 2015년 론칭 이후 2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고, 프랑스·중국 등 해외 시장의 러브콜도 받고 있어 한섬의 주력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더 캐시미어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 도산공원 일대에 국내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기존 1층만 운영하던 매장을 2층과 2.5층, 3층으로도 확대했다.

한섬 관계자는 "사계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다양한 상품 라인을 확대 운영하는 데 있어서 기존 백화점 매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소재와 디자인 등 R&D 역량을 집중해 키즈·남성·생활소품류 등 상품 라인을 늘려 국내 대표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패션 외 사업을 적극 전개하며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난 LF는 최근 남성 화장품 '룰429' 론칭과 부동산 자산운용사 인수 등으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탈 아웃도어'에도 동참하고 있다. 정통 아웃도어 '라푸마'를 스포티즘 트렌드에 맞게 바꾸고 젊은층 수요를 겨냥해 그룹 '세븐틴'을 새 모델로 발탁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등 화장품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신세계톰보이 브랜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1세대 남성복 '코모도'를 20~40대까지 아우르는 브랜드로 전면 리뉴얼 했다. 모바일 쇼핑 수요를 감안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 '스토리 어스'와 'NND'를 신규 론칭하기도 했다.

박석용 코모도 사업부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 고객을 유입하고, 급변하는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고자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진한 브랜드는 완전히 철수하고 나머지를 육성하는 패션업계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다"며 "수요 변화와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불황을 극복하는 업체별 해법이 다양하게 제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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