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 택시 사용기] 카카오택시와 차이 없어...“콜 적어도 대환영”
SKT, 지난 5일 '티맵 택시' 대대적 개편안 공개
SK텔레콤의 ‘티맵 택시’가 3년만에 부활하며 카카오 택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와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택시 업계는 티맵 택시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사실상 택시 편에 선 SK텔레콤이 택시 플랫폼 판도를 뒤엎을지 이목이 쏠린다.
기자는 SK텔레콤이 티맵 택시의 대대적인 개편을 공개하고, 본격 마케팅에 나선 지난 5일, 티맵 택시를 직접 이용해보았다. 티맵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이용방법은 ‘카카오 T택시’와 별 차이점이 없었다.
휴대폰 위치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고, 잠실역에서 가락동을 출발지와 도착지로 설정했다. 5초쯤 지나고 아직도 택시를 찾고 있다는 문구에 호출을 취소하려던 찰나 택시가 연결됐다. 택시 기사는 “오늘 첫 번째로 받은 티맵 택시 손님”이라며 “장거리가 아니었지만 티맵 택시 콜이라 호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카풀 서비스로 카카오와 갈등을 빚으면서 주변 기사들은 티맵 택시를 밀어주자는 입장”이라며 “최근에 티맵 택시가 홍보가 되면서 콜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카카오 택시에 비교하면 빈약한 수준”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티맵 택시는 2015년 카카오 택시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지만, 경쟁에서 밀려나며 내부적으로 3년간 자원 투입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재정비를 시작했다. 마침 시기가 유리하다. 업계 1위 카카오 택시가 택시 기사들과 갈등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티맵 택시 출시는 지난 6월 29일 했지만 안정화 작업과 업계 홍보를 마친 뒤 10월에 마케팅을 시작하려 했는데, 내부 계약 문제로 결국 11월에 시작했다"며 ”카풀 갈등 상황을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건은 티맵 택시 활성화이다. 티맵 택시에 등록된 기사는 현재 6만명, 카카오택시는 22만명 수준이다. ‘티맵 택시(기사님용)’ 앱 댓글을 보면 일부 지방에서는 콜이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아 고장이냐고 묻는 건의 내용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우선 연말까지 T멤버십 가입자 대상으로 택시비를 10% 할인해주는 초강수로 승부수를 띄웠다. 택시 기사들에게는 운전 중 호출을 쉽게 받도록 ‘콜잡이’ 버튼 3만개도 연내 무상 지급한다.
승객에게는 실시간 위치 공유 서비스인 ‘안심귀가 라이브’ 기능을 제공한다. 실제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가족들에게 택시 이동경로와 소요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었다. 아직 카카오 택시에는 없는 기능이다.
SK텔레콤은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배차 기능을 내년 연말에 선보일 계획이다. SK텔콤은 서비스 고도화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2020년 12월 티맵 택시 월 사용자 5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 택시의 현재 월간 사용자 수는 580만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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