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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에너지기본계획 선언적 조치에 불과”


입력 2018.11.09 17:02 수정 2018.11.10 10:19        조재학 기자

구체적 수치 미공개로 검증 어려워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주요이슈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에너지 분야 최상위 계획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이하 에기본 권고안)이 지난 7일 발표된 가운데 이번 3차 에기본 권고안이 ‘선언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실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주요 이슈와 과제’ 토론회에서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에기본 권고안이 선언과 미사여구의 나열로 구성돼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계획의 알맹이도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성장, 인구구조, 산업구조, 유가전망, 생활패턴 등 전제사항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검증도 토론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진우 연세대 교수(총과위원장)는 “가용 가능한 데이터는 모두 다 들여다봤고, 검토·검증한 최상의 결과를 가지고 예측했다”며 “에기본 권고안의 내용은 큰 방향을 담는 것으로, 세부계획에서 다뤄야하는 모든 내용을 싣는 것은 하위계획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이번 에기본 권고안에서 국내 에너지 수요가 2030년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에기본 권고안은 2040년 최종 에너지소비를 2017년 수준으로 예측했다.

에기본 권고안을 발표한 워킹그룹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소비 및 발전량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1990년대 7.5% 증가한 에너지 소비는 지난해 2.2%로 나타났으며, 발전량 증가율은 1990년대 9.5%인 데 반해 2017년 2.4%에 불과했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수요분과위원장)는 “OECD 주요국의 총에너지 소비는 2000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한국은 2030년 전후로 에너지수요가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정용훈 교수는 “집집마다 인덕션 설치가 증가해 전기사용량이 늘어났고, 이는 전기차의 전기수요와 맞먹는다”며 “에너지 수요는 목표가 아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수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교수는 글로벌 동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재생에너지를 수력, 바이오, 풍력, 태양광 등으로 세분화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킹그룹에 따르면 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1995년 17.8%에서 2016년 24.6%로 증가했다.

에기본 권고안은 시나리오 기반에 따른 재생에너지 비중을 담았다.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은 정책, 시장, 기술 등 세 가지 요인에 따라 최소 25%에서 최대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정 교수는 “설비용량은 태양광, 발전량은 수력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어느 에너지원을 두고 분석하는지에 따라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다”며 “수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재생에너지보급량도 증가하고, 태양광, 풍력 등 간헐성 전력의 수용량도 많아지므로 수력과 재생에너지는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력발전이 미미한 국내 상황에서 태양광만으로 발전량의 40%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에기본 권고안에는 나머지 부족분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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