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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비핵화 시간표…북미협상 장기전 예고


입력 2018.11.22 12:26 수정 2018.11.22 13:31        박진여 기자

일괄타결→프로세스 방식 전환…"먼 길이 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

일괄타결→프로세스 방식 전환…"먼 길이 될 것"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비핵화 과정에서 시간 제한이나 속도 제한을 두지 않고 '긴 논의가 될 것'이라고 장기전을 예고했다.

미국은 북한과 고위급회담을 이달말, 정상회담을 내년 초께 희망한다며 적극적인 대화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 추진에 있어서는 시간에 쫓겨 서두르지 않고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각)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 비핵화가 "먼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캔자스 지역 방송국 KQAM과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과 대화 진행 상황에 대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긴 논의가 될 것이다. 그것은 매우 복잡한 이슈"라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도 "먼 길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협상을 하는 동안 미국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사일 실험도, 핵실험도 없었고 한반도에서 전사한 미국 장병들의 유해들도 돌아오게 됐다. 이는 그 가족들을 위해 매우 큰 일이며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큰일"이라고 성과를 전했다.

시간표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특정한 날짜를 설정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진행해 나가길 원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 뼈대는 여전히 계속 구축해 나가야 하고, 논의들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괄타결→프로세스 방식 전환…"먼 길이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있어 "서두르지 말라. 다 잘 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면서 "북한과 문제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있어 "서두르지 말라. 다 잘 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해법으로 일괄타결, 즉 '원샷 딜' 방식을 고수했지만, 싱가포르 회담 이후에는 속도조절론을 꺼내 장기전을 염두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25년 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이처럼 진행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법은 아니다.

북미 협상이 일괄타결식 속도전에서 단계적 협상을 통한 장기전으로 전환되면 비핵화에 대한 '통큰 합의'나 즉각적인 결단은 더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한반도 비핵화 필요 조건인 시간표가 없어지며 지난 25년 간 지지부진했던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핵화 과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즉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미래핵을 유보하는 사실상 핵동결 수준에 그칠 수 있어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로 언급되는 가운데, 이달 말 예고된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구체적인 가닥이 잡히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질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검증' 약속을 강조하며 '선비핵화·후보상' 원칙을 견지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몇 주 전 김 위원장을 봤을 때 그는 자기 나라의 비핵화에 대한 검증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그 반대급부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 2라운드에 있어 양측이 대화 의지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는 한편, 협상의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기싸움이 더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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