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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위기 화장품도 예외없다...문 닫는 점포 '증가세'


입력 2018.11.28 06:00 수정 2018.11.28 06:14        손현진 기자

화장품 가맹점 폐점율, 도소매 평균 웃돌아…최근 4년새 최초

매장 줄었는데 수익성도 하락…본사·가맹점 갈등까지

화장품 가맹점 폐점율, 도소매 평균 웃돌아…최근 4년새 최초
매장 줄었는데 수익성도 하락…본사·가맹점 갈등까지


지난해 문을 닫은 국내 화장품 가맹점이 예년에 비해 높은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시간에도 문이 닫혀 있는 한 스킨푸드 매장 모습. ⓒ데일리안

소비 둔화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영업자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화장품 가맹점 폐업도 증가세다. 편의점·패션·식품·농수산물 등 도소매 전체 평균 폐점율을 능가할 정도다. 사드갈등 영향에 불황까지 겹쳐 '첩첩산중'에 있는 화장품 기업들이 저수익 매장을 정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가맹점은 총 375개가 폐점해 전체의 7.9%가 문을 닫았다. 국내 도소매 평균 폐점율인 7.25%(447.9개)보다 0.65%p 높다. 화장품 가맹점 폐점율이 도소매 전체 평균을 넘어선 것은 기록 조회가 가능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을 제외한 2014~2016년에는 화장품 가맹점 폐점율이 평균보다 1.78~3.78%p 낮았다.

가맹점 증가 수를 보면 2016년만 해도 전년에 비해 429곳 늘어 10% 이상 증가했지만, 고작 1년 새 마이너스 성장(-2.13%)으로 급선회 하며 95곳 줄었다.

이는 가맹점 신규 개점 수가 줄곧 내리막인 탓이다. 2014년 528개에서 매년 줄어 작년에는 307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른 신규 개점율은 12.93%에서 6.47%로 절반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사라진 브랜드는 늘지만, 새로 탄생한 브랜드는 줄고 있다. 2014년에 신규 등록된 브랜드는 6개였으나 소멸된 브랜드는 없었다. 이후 연간 신규 등록된 브랜드는 8개, 3개, 1개로 감소한 반면, 소멸한 브랜드는 4개, 4개, 5개로 늘었다. 이에 지난해 전체 브랜드 수는 4곳 줄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가맹점이 수적으로 줄었는데 가맹점들의 평균 매출액도 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브랜드별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3억4779만원을 기록해, 2016년 4억2239만원보다 7460만원 적었다. 가맹점 면적(3.3㎡)당 평균 매출액은 2461만원으로, 2016년의 3086만원보다 625만원 줄었다.

LG생활건강의 자사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LG생활건강

올해도 원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매장 효율화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나머지 매장에는 노후화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하고 있다. 2016년 말 730여개였던 매장은 작년 말 700여개로 줄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자사 브랜드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잇츠한불은 장기간에 걸쳐 가맹점을 순차 정리한다는 방침에 따라 점주들과 협의하고 있다. 향후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3년에 걸쳐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불황이 짙어지면서 본사와 가맹점간 갈등까지 격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경영난을 겪던 스킨푸드가 대부분의 자금을 부채 상환에 쓰면서 물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가맹점주들은 이를 문제 삼으며 항의했다. 스킨푸드는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제품 수급을 정상화할 수 있는 자금 확보에 지속 노력하겠다는 설명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이번 회생절차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에 재무와 제품 공급을 정상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은 온라인 저가 정책을 철회하고 적정 마진을 보장하라며 본사를 향해 목소리 높이고 있다.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다른 로드숍 가맹점주와 연대하기 위한 협의체도 마련됐다.

본사 측은 일제히 가맹점주와 소통을 확대해 상생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협의는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한 주요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1세대 로드숍이 급성장할 때만 해도 본사와 가맹점간의 관계가 이렇지는 않았다. 불황으로 본사와 가맹점 할 것 없이 생존이 어려워지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가맹점과 상생하면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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