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김정은 신년사 계기로 남북관계 회복
연중, 경제정책 실패 압박 속 지지층 이탈
연말, 지지율 상승카드 없어 하락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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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경제정책 실패 압박 속 지지층 이탈
연말, 지지율 상승카드 없어 하락세 마감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 공동체다. 민주당이 잘하면 문 대통령은 좋은 평가를 받지만, 민주당이 잘못하면 문 대통령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렵다.
지지율은 이들의 '궁합'이 얼마나 잘 맞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들이 불협화음을 내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 때 민심은 지지율로 경고음을 보낸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민주당은 민심의 향배를 얼마나 잘 읽었을까. 알앤써치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지지율 추이를 분석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지지율 57%… 제1·2차 남북정상회담 힘입어 지방선거까지 완승
민주당은 올해 초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 지지율을 기록했다. 1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50.9%를 기록한 뒤에는 줄곧 50%대 안팎을 유지했다.
민주당의 상반기 지지율은 사실상 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이 견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1월 1주차에 71.6%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보다 20%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무엇보다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나는 '기대효과'와 이전 정부와 대비되는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50%대 중반을 넘어선 것은 5월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지지율 상승의 결정적인 계기는 4월과 5월에 연달아 열린 제1·2차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남북정상이 만나 손을 흔드는 모습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정을 겨눴지만, 여당은 "평화가 곧 경제"라고 맞받았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호응도 높았다. 알앤써치의 지난 5월 첫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 이상이 4·27 남북정상회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매우 만족한다는 전체 55.5%였고, 만족한다는 전체 20.6%였다.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은의 국민적 이미지도 바꿨다. 김정은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30.2%가 "매우 좋아졌다"고 답했고, 44.2%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정치권에선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 의혹이 논란이었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도 민주당의 대세를 바꾸진 못했다. 드루킹 사건은 역설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알앤써치의 4월 셋째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9%는 김 지사가 드루킹 사건의 '피해자'라고 봤다.
민주당은 이런 흐름을 6·13지방선거까지 가져가 광역단체장 선거구 17곳 가운데 14곳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방선거 직후인 6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사상 최고치 지지율인 57%를 기록했다.
알앤써치의 6월 넷째주 조사에선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이유'로 응답자 응답자의 38.6%가 '문 대통령'을 꼽았다. 이어 자유한국당에 대한 실망(31.8%), 남북관계(10.8%), 보수분열(9.7%), 민주당이 잘해서(3.7%) 순이었다.
지지율 37%… '먹고 살기 힘들다' 아우성에 '이·영·자' 이탈
하지만 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정상회담 이벤트가 끝나고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민주당 지지율은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방선거 직후인 6월 3주차부터 7월 3주차까지 5주간 하락세를 탔다. 민주당의 50%대 지지율이 무너진 것도 이 시기를 전후해서다. 알앤써치 여론조사에서도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는 기간 민주당 지지율이 46.5%에서 37.9%로 8.6%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민생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법정 근로시간 단축 시행(7월 1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 확정(7월 3주) △8·2 부동산 대책 발표(8월 1주) △통계청 고용쇼크 발표(8월 3주) △통계청 소득격차 심화 발표(8월 4주) 등 매주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이슈들이 쏟아졌다. 정부여당 이탈층을 일컫는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의 시작점인 셈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9월 2주차부터 4주차까지 3주간 반등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서다. 이 시기 문 대통령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을 이끌고 평양에 갔다.
다만 제3차 남북정상회담 효과도 '반짝' 했을 뿐 오래가지 않았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10월 1주차부터 11월 4주차까지 무려 9주간 계속됐다. 올해들어 민주당의 가장 긴 하락세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 보도가 나오던 12월 1주차에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2주차에 다시 하락해 지지율 최저치인 37.0%를 기록했다. 해를 넘기기 전까지 한 번의 여론조사가 더 남았지만, 마땅한 반등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내년 초, 민주당-한국당 지지율 뒤바뀌는 '골든크로스' 올까
민주당의 올해 지지율 최고치(57.0%)와 최저치(37.0%) 격차는 20%포인트에 달한다. 지지율 널뛰기를 한 셈이다. 최근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 여론조사가 그동안 너무 고공이었다"며 "전체적으로 하락추세를 보이는데 민생경제가 어려운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올해 초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82.9%에 달했는데, 11월 둘째주에는 54.5%로 2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며 "굉장히 가슴 아플 수밖에 없고, 아파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으로부터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당 지지율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며 "한국당의 인적 청산과 당 쇄신이 마무리되는 내년 봄쯤이면 틀림없이 민주당과 지지율이 뒤바뀌는 '골든크로스'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www.nesdc.go.kr)나 알앤써치(www.rnch.co.kr), 리얼미터(www.realmeter.net)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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