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효과'에 韓소비재 들썩…K뷰티·푸드 판매 불티
'한국 소비재 판촉전'에 구름 인파…관세율 인하도 본격화
한국 기업들 박항서 마케팅 활발…신흥시장 잡기 안간힘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이끌어 현지에서 국민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한국 소비재 상품에까지 옮겨 붙었다. 아세안 시장을 겨냥해 베트남에 진출한 화장품, 식품회사들이 대표적인 수혜 대상이다.
2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베트남 경제 중심지 호치민에서 열린 '한국 소비재 판촉전'이 성황을 이뤘다.
무엇보다 15일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행사장에는 사흘간 총 1만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건강식품과 화장품의 인기가 높았고, 오프라인 현장 판매액은 2만달러(2270만원)에 달했다.
베트남에서 화장품 유투버로 활동 중인 캄 뜨어이(Cam Tuoi) 씨는 "유투브에 한국 화장품 사용 후기를 등록하고 1개월 만에 팔로워가 기존 11만에서 22만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오프라인 판촉전과 온라인 상품관을 연결한 O4O(Online for Offline) 콘셉트로 진행했다. 베트남인들도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인지도 낮은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데는 신중한 경향이 있다.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해본 뒤 온라인에서 재구매하는 패턴도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징으로 지목된다.
이번 오프라인 판촉전에는 잇츠웰플러스, 글라스락, 쿠쿠, 해피콜, 종근당 등 현지에서 유명한 우리 브랜드와 정식 수입통관을 마친 중소중견기업 등 총 80개사가 참여했다.
2015년 체결한 한국-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로 관세율 인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미료, 음료 등 식품이 올해부터 영세율 적용 대상이 됐다. 내년부터는 주방용 소형가전이, 2021년부터는 화장품과 미용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0%에서 5%로 조정된다.
앞서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도 '박항서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박항서'와 발음이 비슷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5월 박 감독을 모델로 한 뒤 4개월 만에 판매량 280만 개를 돌파해 베트남 진출 10년 만에 최대 성과를 냈다. 판매량을 매출로 환산하면 10억원에 이른다.
동아제약은 올해 초 신설한 글로벌 사업팀을 통해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박 감독은 박카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TV와 김치 브랜드 '종가집'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와 함께 막걸리 브랜드 '국순당', 종합식품기업 '아워홈' 등도 박항서 효과로 수혜를 보고 있다. 아워홈은 베트남의 경제 중심인 호치민에 신규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편의점 GS25는 스즈키컵 준결승 이후인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점당 평균 매출이 직전 달 같은 기간에 비해 12.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점포 방문 고객은 9.2% 증가했다. 점포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떡볶이, 컵밥, 잡채 등 K푸드 매출은 38% 증가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베트남 1억 인구의 평균 연령은 30.9세로 젊으며, 휴대폰 보급률이 60%에 페이스북 활성계정은 5200만개를 웃돈다.
김두영 KOTRA 혁신성장본부장은 "7%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이 유지되는 베트남 소비시장 성장에 따라 제품 특성에 맞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시장 진출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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