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해외수익 비중 9.76%…1년 새 0.3%포인트↓
금융지주 수장 글로벌 공략 한목소리…“현지화 전략 절실”
작년 3분기 해외수익 비중 9.76%…1년 새 0.3%포인트↓
금융지주 수장 글로벌 공략 한목소리…“현지화 전략 절실”
국내 시중은행들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해외 수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올해 경영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금융, 우리금융 등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생존 전략으로 글로벌 공략을 내걸었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하면서 수익기반 다변화 및 영업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글로벌, GIB(글로벌자본시장), WM(자산관리), GMS(고유자산운용) 등 원 신한 매트릭스의 성과를 높이고 그룹 시너지를 더욱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출범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글로벌 금융시장 제패를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제시했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글로벌 디지털 뱅크 사업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재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해외수익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당기순이익은 7477억원으로 전체 당기순이익(7조6568억원)의 9.76%에 불과하다. 2017년 3분기 이들 은행의 해외 점포 수익 비중이 10.06%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0.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KEB하나은행이 16.92%로 그나마 가장 높지만 글로벌 은행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 뒤는 신한은행(12.77%), 우리은행(7.66%), KB국민은행(2.86%) 순이다.
미국계 씨티은행은 2017년 총 수익의 51%를 미국 이외 지역에서 벌어들였고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작년 상반기 해외이익 비중이 94%에 달하고 스페인계 산탄데르은행도 스페인 이외 지역 수익 비중이 85%에 이른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해외에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은행들 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투자은행(IB) 데스크 설치를 통해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부문에서의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동남아 자산운용사와 할부금융사에 대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NH농협은행 역시 글로벌 채널 다각화 및 사업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해외 진출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글로벌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규모와 질 양면에서 모두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현지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해외부문 수익 비중을 높이며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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