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백지화에 비판 쏟아져
김의겸 "신년기자회견서 대통령에 질문하면 답할것"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백지화에 비판 쏟아져
김의겸 "신년기자회견서 대통령에 질문하면 답할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 무산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관련한 질문을 하면 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답변이 준비됐다는 뜻이다.
'공약파기는 아냐' 이벤트성 대안 제시 예상도
문 대통령의 답변 방향은 '무산' 보다는 '보완'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청와대는 지난 4일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약 백지화나 파기, 무산 등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
'광화문 대통령시대 위원회'의 유홍준 자문위원은 향후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이후 장기적 사업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 개방은 경복궁-청와대-북악산을 연결시켜서 청와대의 광화문이 아니라 광화문을 청와대 안으로 끌어들이는 개념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답변도 유 자문위원의 설명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신 "국민과 더 가깝게 소통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하며 '광화문 호프미팅', '광화문 일일집무실' 등 또 다른 상징적 대안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은 공식사과했는데...
대선공약 파기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을 선언하고 공식사과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공약 파기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사과를 표명한 것은 정책동력 확보를 위한 '1보 후퇴'에 가까웠다. 문 대통령의 방점은 "가능한 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에 찍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우려에 '그럼에도 무소의 뿔처럼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청와대 광화문 이전' 공약 무산과는 정치적 결이 다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또 다시 공식사과를 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약 파기가 아닌 전환을 강조하면서 '유감이다', '아쉽다'는 수준의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약(空約) 논란 커져…"알았다면 기만, 몰랐다면 무능"
현재 공약 파기를 둘러싼 파장은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등 야당은 공약 파기에 따른 문 대통령의 공식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정책적 우군인 정의당도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이었지만, 애초에 현실성이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야당은 "청와대 이전의 어려움을 알고도 그런 공약을 했다면 기만이고, 모르고 했다면 무능"이라고 꼬집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정말 몰라서 그런 공약을 했는지, 아니면 그동안 짚어보지도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위선 정부의 또 다른 민낯을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논평에서 "대통령의 1호 공약이 실현불가라는 공약(空約) 판정을 받았다. 퇴근길 대통령과 소주 한 잔을 상상했던 국민은 공약에 속이 쓰리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은 소모적 공세를 멈춰야 한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은 완전히 무산·폐기된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소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살아본 분이 어떻게 저런 공약을 하시나 했다"라며 "뜬금없이 공약을 못 지킨다고 발표하는 것도 생뚱맞지만 왜 지키지 않느냐고 나서서 싸우자는 야당도 한심하다"고 양비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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