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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패' 책임에…조선·해운 경영진 물갈이


입력 2019.03.04 11:06 수정 2019.03.04 14:19        조인영 기자

현대상선 컨선 부문에 한진해운 출신 맡을 듯

한진중공업, 이병모 STX 전 사장 사내이사 내정…일각선 돌려막기 인사 비판도

부산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수출 화물이 선적되고 있다.ⓒ현대상선
현대상선 컨선 부문에 한진해운 출신 맡을 듯
한진중공업, 이병모 STX 전 사장 사내이사 내정…일각선 돌려막기 인사 비판도


조선·해운사들의 경영난에 CEO들이 속속 교체되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전·현직 인사들로 대거 물갈이해 경쟁력을 제고, 경영 쇄신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선 '구원투수'급 전문가의 부재로 채권단 위주의 돌려막기식 인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내주께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상선 사내이사는 유창근 대표, 김수호 컨테이너사업총괄 (전무), 김만태 전략관리총괄 겸 경영관리본부장(전무)등 총 3명이다. 임기가 모두 2년 남았지만 지속되는 적자에 쇄신 압박을 받자 유 사장은 최근 사의를 밝혔다.

나머지 경영진 역시 교체 가능성이 크다. 핵심 사업인 컨테이너선 부문엔 한진해운 출신인 박진기 전 상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전무는 한진해운 컨테이너 사업 경험이 있으며, 최근엔 일본계 NYK·MOL·K Line이 합병한 ONE에서 영업을 맡았다. 국제 경험이 뛰어나 영업력을 확대하고, 추후 얼라이언스 협상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유 사장 후임자도 확정되면 현대상선은 3명 중 2명의 사내이사가 바뀌게 된다. 전준수 한국해양대 석좌교수 외 사외이사 전원(4명)도 이달 24일자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있다.

한진중공업 역시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있다. 앞서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한진중공업 보통주 9151만9368주 전량을 감자한다고 밝혔다. 조남호 회장 지분 52만8546주도 전량 감자됐다.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진중공업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인 수빅조선소는 대형선박 건조를 위해 지어졌으나 이 당시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었고, 건설 및 조선 업황 부진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난달 8일 필리핀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감자로 한진중공업을 살리기로 했다. 대신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 경영 정상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 교수는 대우조선 경영지원부문장, 대한조선 대표, STX조선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수빅 사업을 결정한 장본인인 조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난다.

'경영 위기론'에 조선·해운 CEO들이 교체 수순을 밟고 있으나 대부분 과거 경영진이 물망에 오르면서 '한계론' 역시 부각되고 있다. STX조선은 정성립 사장이 이끌 무렵에도 유동성 문제가 있었고, 이후 이병모 사장이 부임한 뒤엔 얼마 지나지 않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인력 교체에 따른 실적 반등도 예단하기 어렵다. 현대상선의 경우 글로벌 선사들의 대형화에 운임 경쟁에 시달리고 있고, 한진중공업도 영도 조선소 위주로 재편된 뒤엔 다운사이징이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경영진은 그대로 둘 수 없고, 그렇다고 일반 경영진을 보낼 수 없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쓸 수 있는 카드는 한정적"이라며 "조선·해운산업 모두 전문성이 요구돼 수 년간 돌려막기식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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