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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진통 끝 가결…조선업 재편 한고비 넘었다(종합)


입력 2019.05.31 12:42 수정 2019.05.31 14:01        조인영 기자

노사 진통 속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통과

4개 조선사 거느린 초대형조선사 예고…강성노조·지역 반대 및 기업심사 '숙제'

5월 31일 울산시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현대중공업

노사 진통 속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통과
4개 조선사 거느린 초대형조선사 예고…강성노조·지역 반대 및 기업심사 '숙제'


노사의 격렬한 대립 속에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법인분할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조선업 재편을 위한 관문을 한 차례 넘긴 셈이다.

31일 현대중공업은 오전 11시 16분께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한국조선해양(중간지주회사)과 현대중공업(사업회사)로 나누는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같은 날 10시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개최하려고 했으나 노조에 가로 막혀 진입을 봉쇄당하자 장소와 시간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는 서로 고성과 구호를 외치며 물리적 충돌이 예상될 만큼 일촉즉발의 모습을 보였다. 노조는 한마음회관 내‧외부를 노조원 2000여명, 오토바이 1000여대로 사전 봉쇄했다. 사측은 경비용역업체 인력 190명 현장 배치를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도 기동대 경력 64개 중대 4200명을 투입하며 '폭풍전야'를 방불케 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 안건이 승인되면서 조선사업 컨트롤타워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은 2개 회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향후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지원 및 투자, 미래기술 R&D 등을 수행하는 기술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 탄생은 지난 1월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맺은 대우조선 인수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따른 것으로 산은이 보유 중인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과의 통합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 산하에 4개의 조선 계열사를 거느린 초대형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0일 오전10시께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정문 앞 봉쇄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통합 완료시 양사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기준 1698만9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3000CGT)를 3배 앞서 시장지배력 확대는 물론, 출혈수주를 지양하고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통합 시너지로 시장 안정화와 효율성 극대화, 중복 투자 제거, R&D 통합, 규모의 경제를 통한 재료비 절감, 생산성 증대로 원가 절감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중공업 조영철 부사장(재경본부장 겸 CFO)과 주원호 전무(중앙기술원장)를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양사의 분할 등기일은 오는 6월 3일이며, 한국조선해양은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권오갑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올리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의 주식을 취득할 방침이다.

그러나 노조와 지자체의 반대가 여전한 데다 해외 각국의 결합심사가 남아 있어 대우조선 인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고용불안, 지역 경제 악영향 등을 이유로 물적분할·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최소 10개국의 공정거래당국의 결합심사 승인도 받아야 한다. 순항 시 통합은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나 1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조선사 '빅딜'은 무산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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